한화는 지난 21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의 홈경기에서 2-3 패하며 잔여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최하위가 확정됐다.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꼴찌지만 올 시즌 의미가 남다른 이유는 바로 9개 구단 체제에서 ‘최초 9위’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기 때문이다.
한화는 올 시즌 개막 13연패를 시작으로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일찌감치 9위를 예약했다. 한화가 약체로 거론되기는 했지만 신생팀 8위 NC와도 무려 10게임 이상 뒤지는 ‘절대 1약’이 될 것으로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사실 한화의 꼴찌는 예고된 재앙이다. 지난해 꼴찌에 머물고도 전력보강은커녕 류현진-박찬호-양훈 등 핵심전력들이 줄줄이 이탈한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명장 김응용 감독도 방법이 없었다.
한화는 2009년 꼴찌로 추락한 이래 최근 5시즌 4차례나 꼴찌 수모를 당했다. 2011년 한 차례 6위로 '깜짝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내내 바닥을 면치 못하는 초라한 성적표다.
문제는 한화의 암흑기가 앞으로도 얼마나 길어질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한화는 김태균 정도를 제외하면 대형스타가 없고 다른 팀에 가면 주전을 장담할 만한 선수들이 부족하다. 올 시즌 송창식, 유창식, 김혁민 등 젊은 선수들이 경험을 쌓기는 했지만 여전히 다른 구단에 비하면 새로운 선수들의 성장세가 더딘 편이다. 다음 시즌 FA를 통한 대대적인 전력보강이 없는 이상 하위권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역대로 국내 프로야구엔 시대별로 장기간 '동네북' 시절을 보낸 약팀들만의 흑역사가 존재한다. 프로야구 최초의 꼴찌팀 삼미 슈퍼스타즈를 비롯해 80년대엔 청보와 태평양 등 주로 인천 연고팀들이 암울한 시절을 보냈고, 90년대엔 신생팀 쌍방울 레이더스, 2000년대 초중반 롯데가 장기간 암흑기를 보냈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 꼴찌 기록은 롯데가 독보적이다. 롯데는 프로야구 사상 전대미문의 4년 연속 꼴찌를 비롯해 총 8회(83,89,97~98,01~04)나 불명예를 뒤집어썼다.
그러나 한화처럼 '9위'를 경험해본 팀은 없다. 한화는 최근 5년 사이에만 4차례나 꼴찌, 단숨에 삼미-쌍방울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당장 2년 후에는 10구단 KT도 1군 무대에 합류한다. NC가 1군에 데뷔할 때 몇몇 구단들은 '수준차이'를 우려하며 반대하기도 했다. '설마 NC보다 못 하겠어'라는 인식이 기존 구단들에 깔려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NC보다도 한참 수준이 떨어진 것은 오히려 한화였다. 이대로라면 2년 뒤 10구단이 탄생하면 사상 첫 10위라는 수모를 당하는 것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사상 최악의 암흑기를 걷고 있는 한화이글스가 정신 차리고 분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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