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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도심 위주 신규 산업단지 만들어야"


입력 2013.09.25 16:14 수정 2013.09.25 16:33        김지영 기자

무역투자진흥회의 "외곽입지는 첨단업종 수용 어려워"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우리 수출 경쟁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단지에 대해 새로운 발전 방안과 혁신 방안을 찾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 “신규단지는 가능하면 도심과 가까운 지역 위주로 개발해 첨단 융복합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산업단지는 우리나라 수출의 74%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크다. 그러나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산업구조가 첨단화되면서 산업단지의 기능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새로 조성되는 산업단지는 도심에서 먼 외곽에 입지해 IT와 서비스업, 융복합산업 등 첨단업종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존 산업단지들은 노후화된 제반환경과 편의시설 부족 때문에 청년들이 취업을 기피하고 있고, 연구소와 대학 등을 연계한 R&D(연구개발) 혁신역량도 낮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인재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산업단지를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공간으로 바꿔야 되겠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이날 회의에서는 도시 인근지역에 신규 산업단지가 들어설 수 있도록 각종 환경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신규단지는 가능하면 도심과 가까운 지역 위주로 개발해 첨단 융복합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은 이날 회의 직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탑다운(top-down) 방식과 바텀업(bottom-up) 방식을 병용해 환경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도 자체를 바꾸면서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각 지역과 기업체에 따른 맞춤형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조 수석은 일종의 통합규제방식을 언급하며 “가장 높은 기술을 찾아서 그 기술로 막을 수 있는 오염수준을 제시하고, 기업은 그 기술만 얻으면 입지가 허용된다. 다만 특정 기술에 해당되는 오염을 찾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제도 정책에 2~3년 정도 걸린다. 여기까지 탑다운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조 수석은 이어 “바텀업은 탑다운 과정에 시범적용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케이스별로도 앞으로 계속해나갈 것이다. 예전엔 제도가 없으니 허가를 안 해줬는데, 이제 기술이나 시설만 있으면 허가를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환경규제 완화는 바텀업과 탑다운이 혼재된 방식이라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회의 중 BAT(최상가용기술) 통합규제방식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경제계 인사는 “BAT가 나올 때마다 높은 기준으로 계속 바꾸면 기업은 더 힘들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고, 이에 윤성규 환경부장관이 나서 “그 점은 정말 안심해도 된다. BAT는 상업성, 경제성도 인정돼야하므로 상업화가 안 된 기술을 지정해 오염기준으로 삼지는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이날 회의에서는 여수시의 공업부지 문제 등 특정 지역의 현안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여수의 경우 지난 2차 회의에서 녹지에 공정을 짓는 문제가 논의됐으나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자리에서 김충석 여수시장은 공장부지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대체녹지를 개발하려 한다고 밝혔고, 박 대통령은 “대체녹지를 확보해서라도 주민이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을 만드는 것이 당연하다. 예전과 상황이 달라졌으면 용지에 대한 생각도 달라져야 한다”면서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농수산물 수출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전략 마련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농업도 우리가 가진 첨단기술을 잘 접목한다면 창조경제의 핵심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고, 새로운 수출산업으로 키워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농어업은 시장개방으로부터 무조건 보호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던데 이런 소극적인 방어전략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중 FTA를 체결하면 고품질의 안전한 우리 농산물이 중국의 중산층 시장에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 중국 상무부와 산업부, 농식품부 공동으로 중국 농수산식품 구매사절단을 초청해 2차 수출상담회를 개최하는 건 좋은 시도”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전략 품목을 육성하고 생산시설 현대화와 글로벌유통채널 확충을 통해 농어업을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육성해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과감한 방안들을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이랑이 고랑 되고, 고랑이 이랑 된다’는 속담을 인용하며 “이제 우리 농수산물이 열등하다는 열등의식과 패배의식에서 벗어나야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 1·2차 회의와 마찬가지로 이날 회의에도 붉은색 ‘투자활성화복’을 입고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내가 오늘도 빨간 옷을 입고 나왔는데, 투자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에 빨간색이 상징성이 크다고 생각해서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면서 “투자가 활성화되고 경제가 활성화되는 시작은 우리 마음의 열정이 활성화되는 데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과학적으로 우리 뇌는 생각을 많이 하는 쪽으로 고속도로가 만들어진다고 한다”면서 “옛말에 열심히 하는 자는 좋아하는 자를 당할 수 없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좋아하고 즐겨서 열정을 가지고 하는 사람은 아무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영 기자 (j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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