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희비' 냉철한 이성 외질vs.흥분한 오버페이 베일
판타지스타의 엇갈린 행보 놓고 영입전략 평가
적재적소 배치된 외질..겹치기로 오버페이 논란 베일
올 시즌 이적시장 중심에 있던 두 판타지스타 메수트 외질(25·아스날)과 가레스 베일(24·레알 마드리드)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던 외질은 올 시즌 아스날로 이적했다. 레알이 베일 영입으로 팀을 개편하려던 움직임과 맞물린 행보였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중 하나로 꼽히며 호날두 조력자로 불렸던 외질의 이적은 레알 내부에서도 반응이 엇갈렸다. 호날두는 외질 이적에 공개적으로 불쾌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
외질은 아스날 이적 이후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처음 뛰어보는 EPL과 아스날임에도 적응기는 필요 없었다. 무관에 시달리던 아스날은 단숨에 우승후보로 위상이 급상승할 만큼 ‘외질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아스날은 시즌 초반 강력한 우승경쟁자로 평가받던 맨시티·맨유·첼시 등을 제치고 당당히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죽음의 조'로 꼽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도 2연승으로 순항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외질은 이미 아스날의 확고부동한 에이스다.
반면 사상 최대 이적료를 기록하며 토트넘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1억 유로의 사나이' 가레스 베일은 시작부터 연이은 부상으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2일(한국시각) 레알 마드리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베일이 왼쪽 허벅지 근육의 문제로 훈련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이적 당시부터 과도한 몸값으로 '거품 논란'에 시달린 베일로서는 순탄하지 않은 적응기다.
베일은 지난달 29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마드리드 더비 경기에서 홈 데뷔전을 치렀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고 팀은 0-1로 패했다. 호날두와 함께 좌우날개를 앞세워 라 리가와 챔피언스리그 정상탈환을 선언했던 레알로서는 당혹스러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성미 급한 팬들은 벌써부터 외질의 빈자리를 그리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칫 베일이 레알에서 '제2의 카카'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외질과 베일의 영입은 이적시장의 묘미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케이스라고 할 만하다.
그간 대형 스타를 영입하는데 투자를 하지 않아 짠돌이 구단이라는 비아냥거림을 듣던 아스날은 모처럼 제대로 된 빅네임을 영입, 벌써 그 이상을 수확했다. 이름값만 따진 게 아니라 팀에 꼭 필요한 선수를 적재적소에 영입한 판단의 승리다. 8년째 무관에 시달리며 홈팬들로부터 원망을 듣던 벵거 감독에 대한 신뢰도 단숨에 뒤바뀌었으니 그야말로 신의 한 수라고 할만하다.
반면 레알은 '갈락티코'에 대한 집착이 또 무리수를 낳았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라이벌 바르셀로나가 메시의 부담을 덜어줄 네이마르를 영입한데 자극을 받아 오버페이 논란을 감수하면서 베일 영입에 공을 들였지만, 이미 호날두에 디 마리아까지 건재한 레알에서 역할이 겹치는 베일보다는 최전방과 수비라인 보강이 더 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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