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영광’ 두산…LG보다 무서운 내부의 적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입력 2013.10.15 00:39  수정 2013.10.15 16:04

시리즈 내내 허약한 불펜진 최대 약점 부각

타오른 정수빈 받쳐줄 중심타선도 연쇄 부진

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김진욱 감독의 머릿속은 고민으로 가득차고 있다.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가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준플레이오프의 승자가 됐다.

두산은 14일 목동 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넥센과의 원정 5차전에서 연장 13회초 최준석과 오재원의 홈런에 힘입어 8-5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오는 16일부터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특히 두산은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두 차례나 리버스 스윕을 이룬 팀으로 이름을 남겼다. 두산은 지난 2010년 준플레이오프에 롯데를 상대로 2패 후 3연승을 거둔 바 있다.

천신만고 끝에 플레이오프에 올랐지만 김진욱 감독의 머릿속은 기쁨보다 고민으로 가득차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시리즈 내내 두산 특유의 팀 컬러가 살아나지 않아 답답한 양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LG와의 맞대결을 준비해야할 시간은 고작 하루. 선수단은 지쳤고, 내놓을 카드는 그리 많지 않은 게 두산의 현실이다.

먼저 두산은 불펜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현대 야구에서 최악 수준의 구원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과연 포스트시즌에 오른 팀이 맞나란 의구심이 떠오를 정도다.

겉으로 드러난 성적은 나쁘지 않다. 지난 5경기서 모두 18차례의 투수 교체가 이뤄졌고, 3승 2패 평균자책점 2.86을 기록했다. 그러나 등판 때마다 불안했던 투구내용은 그야말로 악몽과도 같았다. 실제로 두산 불펜이 책임진 22이닝동안 19개의 피안타와 11개의 볼넷이 나왔다. 평균자책점이 낮은 이유는 넥센 타자들의 타격감이 무뎠기 때문이었다.

특히 필승조에서 활약해야 할 정재훈, 홍상삼, 오현택이 팀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못했다. 마무리 정재훈은 1차전에서 이택근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준데 이어 홍상삼은 2차전에서 멘탈 자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오현택 역시 2차전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더욱 심각한 점은 조합이다. 두산은 단 1명의 좌완 불펜 투수 없이 준플레이오프에 임했고, 준비되지 못한 팀의 대가는 혹독했다. 실제로 이번 5차전 9회말 수비 때 좌타자 문우람과 서건창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박병호의 동점 3점 홈런의 빌미를 제공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진욱 감독은 좌투 불펜 부재의 약점을 플레이오프에서도 안고 갈 가능성이 크다. 엔트리에 포함시킬만한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그나마 보유 중인 좌투수는 이혜천,정대현 정도뿐. 하지만 이들 모두 올 시즌 기대 이하의 활약으로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플레이오프서 상대해야할 LG는 넥센과 달리 좌타자들이 대거 라인업을 차지하고 있다. 타격왕 이병규를 비롯해 이진영, 박용택, 오지환 등이 왼쪽 타석에 들어선다. 선발로 크게 활약한 유희관을 불펜으로 돌려도 한계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타선 역시 짜임새와는 거리가 멀었다. 두산은 올 시즌 팀 타율(0.287)과 득점(710개), 도루(175개) 부문에서 9개 구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가장 잘 치고 잘 달리는 모습이 2013년 두산의 팀 컬러였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정수빈이 5할 타율로 공격의 물꼬를 텄지만 김현수와 홍성흔의 방망이가 주자들을 불러들이지 못해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 했다. 특히 2차전까지 4번으로 나섰던 김현수는 이번 시리즈에서 타율 0.067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로 ‘가을에 약하다’는 인상을 이어갔다.

그래도 믿을 구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5차전에서 7회까지 노히트노런 행진을 이어갔던 유희관을 비롯해 노경은, 니퍼트 등 선발 투수들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3차전에 이어 5차전 결승 타점을 올린 최준석은 득점 찬스에서 과감하게 기용할 수 있는 공포의 대타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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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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