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3차전]'큰 구멍' 두산, 2승 뒤 4연패 악령 엄습?

4회초 손시헌-7회초 오재원 실책으로 3실점

이원석 이어 오재원도 부상으로 출장 불투명

설상가상으로 두산 코칭스태프의 '본헤드 플레이'로 선발 유희관까지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수비가 다시 흔들린다.

주전들의 부상으로 철벽을 자랑하던 수비가 흔들리면서 두산도 7전 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원정 2연승을 거두고 가뿐한 마음으로 잠실로 돌아온 두산은 27일 벌어진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결정적인 실책 2개로 3점을 내주면서 2-3으로 패했다.

여전히 전적은 2승1패로 앞서있지만 두산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잡고도 우승하지 못한 유일한 기록을 갖고 있는 두산으로서는 쫓기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

두산이 '미러클'이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한국시리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탄탄한 수비 덕이 컸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때는 막장과 저질 논란에 시달렸지만, 준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수비가 안정되기 시작한 것이 한국시리즈까지 올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두산은 3차전에서 다시 한 번 수비가 흔들렸다.

큰 경기는 조그만 실책 하나에 승부가 갈린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두산에 두고두고 불안요소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두산은 삼성과 플레이오프에서 유격수 손시헌의 끝내기 실책으로 한국시리즈 티켓을 내준 트라우마도 있다.

두산이 한국시리즈에서 실책을 하나도 기록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3루수 이원석이 실책을 기록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강습 안타의 성격이 컸다. 기록원이 실책으로 기록했을 뿐이지, 안타를 줘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3차전은 달랐다. 뼈아픈 실책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됐다.

4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박한이의 유격수 앞 땅볼을 손시헌이 실책한 것이 컸다. 더블 플레이로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어야 하는 상황에서 실점을 허용했고 계속 위기가 이어졌다. 게다가 2루심의 어쩔 수 없는 오심까지 이어지면서 2실점으로 연결되는 빌미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두산 코칭스태프의 '본헤드 플레이'로 선발 유희관까지 4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7회초 역시 두산의 실책이 이어졌다.

선두타자 박한이의 땅볼 때 2루수 오재원이 한차례 떨어뜨리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박한이의 빠른 발을 의식한 실책이었다. 박한이는 희생번트와 도루로 3루까지 밟았고 투수 홍상삼의 폭투로 홈을 밟았다.

그동안 철벽 블로킹을 해주던 포수 최재훈이 제대로 막지 못한 것이 아쉬웠지만 워낙 앞에서 바운드됐다. 두산은 안타 하나 내주지 않았지만 점수를 내줬다.

두산이 7회말 홍성흔의 솔로 홈런과 손시헌의 적시타로 2점을 따라갔다는 점을 떠올릴 때, 7회초 내준 점수는 두고두고 아쉬웠다. 7회초 오재원의 실책이 발단이 된 실점은 두산에 뼈아픈 순간이었다.

두산이 다시 전력을 추스른다면 3차전은 교훈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두산 3루 수비를 맡던 이원석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손시헌이 유격수로 포진하고 김재호가 3루수로 가면서 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게다가 2루수 오재원은 7회말 공격 때 홈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왼쪽 허벅지에 통증을 호소해 이후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다. 이원석에 오재원까지 빠진다면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급격하게 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넥센과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무려 12경기를 치르면서 두산 수비에 큰 구멍이 뚫렸다.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를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두산으로서는 한국시리즈 2연승 뒤 4연패라는 악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