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위헌심판, 헌법소원 청구 등 이른 시일 내 개정안 제출"
민주 "18대 국회 당시 박근혜 위원장이 총선 공약으로 도입"
새누리당이 국회 선진화법 재검토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가운데, 여야는 13일 이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새누리당은 야당이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해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하고 있다고 주장한 반면, 민주당은 독재적 발상으로 국회를 지배하겠다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새누리 “야당의 투쟁도구로 전락한 선진화법, 이른 시일 내에 개정안 제출할 것”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마디로 소수당의 폭거와 국정 발목잡기를 제도화하고 있다”며 “의회민주주의의 다수결 원리를 작동하게 하되 그 과정에서 대화와 타협의 공간을 넓히는 국회법(선진화법) 개정안을 이른 시일 내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최 원내대표는 “소수 정당이 국회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면 이는 대의민주주의를 왜곡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다수결 원리와 민주주의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면서 “정당이 무엇 때문에 선거를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으려는지에 대한 의의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선진화법 운영 과정에서 이미 드러났듯이 민생법안과 예산안 처리라는 국회 본연의 임무가 당리당략과 연계해 이득을 얻고자 하는 야당의 투쟁도구로 전락했다”면서 “강남의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고사가 입증되는 상황이다. 선진화법의 악용을 막기 위해 보완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선진화법의 위헌적 요소에 대해 위헌심판과 헌법소원 청구 등을 위한 법리 검토를 어제 시작했다”며 “국민과 함께 길을 찾도록 학계와 국민 여론을 수렴해 공론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도 최 원내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인제 의원은 “이제 선진화법의 근본적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야당이 의회주의를 스스로 마비시키는 바탕에는 선진화법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최악의 국회가 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선진화법의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다수결 원칙을 훼손하는 내용 때문에 의회주의 자체가 마비될 수밖에 없다”면서 “선진화법은 어떤 경우에도 좋은 쪽으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심재철 최고위원도 “현재 민주당의 행태는 선진화법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현재로서는 선진화법이 아니라 ‘개발에 편자법’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비판했다.
심 최고위원은 “야당을 슈퍼 갑으로 만들어 준 것에 대한 적극적인 대안이 있어야 한다”면서 “선진화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국민들에게 실제 사례를 보여줘야 한다. 이대로 가면 예산안 하나 건지기 위해 모든 것을 내줘야 할 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 “독재적 발상으로 국회 지배하겠다는 것,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
반면, 민주당은 “독재적 발상으로 국회를 지배하겠다는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새누리당과 박근혜정부는 국회 무력화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고, 행정부 독주체제를 견고히 하고 있다”며 “틈만 나면 선진화법의 헌법소원을 통해 국회를 무력화 시키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개탄스러운 작태”라고 비판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앞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의 날치기 DNA가 이번에는 선진화법 헌법소원 청구로 발현되고 있다”면서 “코미디이자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양 최고위원은 “선진화법은 전가의 보도처럼 이용된 여당의 날치기를 원천봉쇄한 법이자 18대 국회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워 도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위헌소송으로 법을 바꿔보겠다는 저의는 본격적으로 날치기하겠다는 선언에 다름 아니다”며 “야당 반대를 천재지변과 같은 비상사태로 해석해 선진화법 예외조항에 포함하겠다는 것은 반민주적 발상이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간다”고 강조했다.
우원식 최고위원도 “선진화법을 위헌이라고 하는 것은 헌법 위에 군림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편적 모습”이라면서 “국회 파행은 선진화법 때문이라며 민주당에 책임을 전가하려 하지만 본질은 청와대의 일방 독주와 새누리당의 들러리 자처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선진화법이 시행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며 “그 선진화법 때문에 국민들이 바라는 국회에서의 몸싸움도 없어졌고, 날치기 처리도 없어졌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법에 의거해서 지금까지 많은 법들이 국회 본연의 임무대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서 통과가 됐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독재적 발상으로 국회를 지배하겠다는 생각으로 선진화법을 개정하겠다. 또 그것이 어려우니까 자기들이 해 놓은 일을 헌법재판소에 제소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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