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만난 바이든 "미국 계속 한국에 베팅"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에 대한 우려 불식시키려는 의도인 듯
미국 부통령으로서 10년 만에 방한한 조셉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6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내가 이번 방문을 통해서도, 계속 다른 나라에서도 이렇게 말해왔다. 미국의 반대편에서 반대편에 베팅하는 건 좋은 베팅이 아니라고 계속 말해왔다”면서 “그리고 미국은 계속 한국에 베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 대통령과 만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을 언급하던 중 “말하지만 미국은 행동으로 옮기지 않을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는 국가 간 분쟁과 상관없이 아시아 지역을 중시한다는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에 대한 우리 정부의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리는 현재 방공식별구역(KADIZ)을 이어도 상공까지 확장하는 문제를 놓고 중국, 일본 등과 갈등을 겪고 있지만 미국은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서 미국 측에 KADIZ 확대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하고, 바이든 부통령과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 앞서 바이든 부통령에게 “한국에 온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미국 부통령으로서는 10년 만에 방한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부통령의 방한으로 올해 6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이 더욱 의미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최근 동북아 정세가 매우 유동적이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라서 외교문제에 높은 식견을 갖고 있는 부통령의 방한과 이번 동북아 방문이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동맹 60주년을 올해 맞으면서 지난 과거 60년 동안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과 번영의 핵심 축으로서 기능을 해왔는데, 지난 60년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이 더욱 심화·발전되길 희망한다”며 “또 부통령의 방한이 그것을 위한 소중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이 방에 있는 다른 분들에게도 이미 말했지만 박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의회에서 연설했을 때 미국 국민들에게, 의원들에게 아주 깊은 영향과 인상을 남겼다”며 “그것은 한국 국민들이 미국에 대해 느끼는 진지함과 따뜻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아까 내가 외교 문제에서 통찰력이 있다고 말해줬는데 대단히 감사하다. 너무나 과다한 칭찬인 것 같다”면서 “하지만 내가 과다하지 않다고 믿는 건 내가 한국 국민에 대해, 그리고 한국 국민들이 지난 60년 동안 이뤄낸 업적에 대해 얼마나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는지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부통령은 박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연설에서 말했던 ‘여정’을 언급하며 “이 여정이란 것은 한반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이 지역, 전 세계에서 함께 우리가 가야하는 그러한 여정이다. 바로 그 여정 때문에 내가 오늘 한국을 방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