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보다 무서운 푸틴 자객들” 일 언론 과대망상에 실소
“트리플 악셀 성공해도 러시아 파워에 굴복할 수 있어”
석간지 ‘겐다이’ 음모론 주장에 일본 네티즌도 ‘황당’
이쯤 되면 과대망상일까.
일본 석간지 ‘겐다이’가 현란한 망언으로 아사다 마오(23)를 더욱 낯 뜨겁게 했다. ‘겐다이’는 9일 ‘아사다에게 보낸 푸틴 대통령의 자객’ 제하 사설에서 적반하장 음모론을 펼쳤다.
겐다이는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아사다의 적은 김연아만이 아니다. 푸틴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개최국 러시아’를 조심해야 한다”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자 피겨 금메달 획득에 혈안이 돼 있다. 아사다가 마지막 올림픽서 트리플 악셀을 완벽히 뛰더라도 러시아 파워에 굴복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어불성설이다. 아사다가 트리플 악셀을 완수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올해 그랑프리에서도 성공률 0%였다. 가까스로 착지해도 회전수 부족으로 감점당하기 일쑤다.
그럼에도 아사다는 자국서 열린 ‘그랑프리 4차 in 도쿄(207.59점)’와 ‘그랑프리 파이널 후쿠오카(204.02)’에서 200점대를 돌파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에서도 “홈 이점이 작용한 고득점”이라는 볼멘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이런 상황인데 ‘겐다이’는 눈치 없이 음모론을 장황하게 전개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10 올림픽에서 러시아 피겨가 '금메달 0개'에 그치자 이성을 잃었다. 당시 빙상연맹 장관을 경질하고 새롭게 판을 짰다. 그리고 국가 예산까지 긁어모아 올림픽에 쏟아 붓고 있다”고 경계했다.
이어 "특히 러시아 여자 피겨를 주목해야 한다. 막대한 국세가 집중 투자되는 종목”이라며 “러시아는 역대 올림픽 남자 싱글, 페어, 아이스 댄싱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지만, 여자 싱글은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서 푸틴 대통령은 몇 년 전부터 가능성 있는 10대 영재를 모스크바 빙상학교에 보내 육성했다”고 분석했다.
그 결과가 그랑프리 파이널 2위를 차지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를 비롯해 엘레나 라디오노바, 엘리자베타 뚝따미쉐바,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등이라는 것.
겐다이는 “이중 진짜 천재는 리프니츠카야”라며 “연체동물 버금가는 허리 놀림과 양초 스핀(?), 고난도 점프를 보유하고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게다가 “리프니츠카야는 올림픽을 위해 봉인해 둔 ‘궁극의 필살기’ 트리플 악셀을 해제 중이라는 소문이 들린다. 만약 그렇다면 소치 올림픽서 (푸틴의 지시 하에) 뛸 확률이 높다”고 추측했다.
겐다이의 번뜩이는 망상은 계속됐다. “2002 솔트레이크 올림픽 페어에서 불미스런 판정시비로 러시아와 캐나다가 금메달 공동 수상했다”며 “이처럼 피겨는 제3의 눈으로 평가하는 채점 경기로 러시아는 그 ‘대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이미 소치 올림픽에 나설 심판의 관점, 채점 방식을 살피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마지막으로 겐다이는 “소치 올림픽은 러시아 국가 위신이 걸린 대회다. 러시아는 1998년 재정 악화(루블화 폭락)이후 정세가 불안정하다. 그럼에도 푸틴 대통령은 국비를 소치 올림픽, 특히 여자 피겨에 엎지르고 있다”며 “러시아가 소치에서 참패하면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 푸틴 정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중증 과대망상 칼럼을 끝맺음했다.
그러나 기사를 접한 일본 네티즌들은 오히려 “(팔이 안으로 굽음에도) 필요 이상의 염려다. 촐랑거리지 말라” “‘겐다이’는 가만히 있는 게 아사다를 돕는 길이다” “나의 러시아 아내에게 괜히 미안해진다” “모스크바로 날아가 ‘진짜 사나이’ 푸틴에게 ‘겐다이’ 대신 사과하고 싶다” 등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