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겨울잠’ 김동주…두목곰 기지개 켤까
지난 2년간 부상-부진 겹치며 경기 수 줄어
내년 시즌 3년 FA 계약 종료, 명예회복?
야구팬들 머릿속에 지난 2년간 지워져 있던 이름이 있다. 바로 두산의 두목곰 김동주(37)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도 김동주는 두산 전력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 일각에서는 은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지난 2년간 김동주가 1군에 모습을 드러낸 횟수는 94경기에 불과하다. 입단 동기 또는 동년배 선수들(75년생 또는 빠른 76년생)인 이호준(NC), 조인성(SK)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의 급작스런 부진은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그러면서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이었다. 특히 포지션이 겹치는 1년 후배 홍성흔과의 관계가 껄끄럽다든지, 전임 감독인 김진욱 감독 눈 밖에 났다는 소문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김동주는 홍성흔이 4년 만에 두산으로 복귀한 올 시즌, 출전 경기 수가 28경기에 그쳤다. 하지만 이는 오해다. 김동주의 부진 또는 노쇠화는 66경기 출전에 그친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홍성흔이 합류한 올 시즌은 본래 포지션인 3루수 글러브를 다시 잡고 수비 훈련에 매진할 정도였다.
이에 대해 김동주 역시 모 매체를 통해 “코칭스태프와의 문제, 2군 경기를 게을리 한다는 소문까지 나도 많이 들었다. 와전된 부분도 있고 사실인 부분도 있다”며 “하지만 선수들과의 관계나 2군에서 게으른 태도 문제 등은 와전된 부분이 많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두산은 이번 겨울 대대적인 팀 개편에 나섰다. FA 자격을 얻은 이종욱(33)과 손시헌(33), 최준석(31)을 잇따라 붙잡지 않은데 이어 2차 드래프트에서는 베테랑 임재철(37), 이혜천(34), 김상현(33)을 보호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또한 전 메이저리거 김선우(36)를 보류명단에서 제외하며 자유의 몸으로 풀어줬고, 이튿날에는 ‘제2의 김동주’라 불리던 거포 유망주 윤석민(28)을 넥센 장민석과 맞바꿨다. 그리고 준우승 업적을 일군 김진욱 감독을 경질하며 화룡정점을 이뤘다. 불과 일주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사령탑 포함, 11명의 베테랑들이 베어스 유니폼을 벗게 된 셈이다.
그러면서 김동주의 거취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팀 내 최다 연봉(7억원)을 수령하고, 기량이 급전직하했다는 이유로 2차 드래프트 또는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할 것이란 루머가 무성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살아남았다. 아직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FA 신분이란 점도 크게 작용했지만 1998년 데뷔 이후 16년간 두산을 상징하는 선수였다는 점에서 잔류가 확정됐다.
김동주는 내년 시즌 두산과의 3년 계약이 끝난다. 그가 지난 2년간 보여준 활약은 사실상 전무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내년도 부진하다면 계약 종료와 동시에 은퇴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무척 커진다.
김동주는 통산 타율 0.309를 기록 중인 대타자다. 그보다 통산 타율이 높은 우타자는 한화 김태균(0.316)과 일본으로 건너간 이대호(0.309) 둘 뿐이다. 홈런에서도 잠실 구장을 홈으로 썼음에도 273개(역대 8위)를 때려낸 괴력을 과시했다. 이대로 사라질 두목곰의 자존심이 아니다. 그가 부활의 기지개를 펴며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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