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길 '폐지' 요청에 박 대통령, 황우여 향해 "잘하세요"
김 대표 "민주당은 이미 전당원투표 통해 폐지결정 내렸고, 당론으로 확정"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3일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한 공식입장을 요구했다. 박 대통령은 18대 대선후보 당시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으며, 민주당은 오는 6월 지방선거 전 여야가 함께 기초선거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김 대표는 이날 영빈관에서 열린 정부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이 자리에 여당대표가 있으니 말씀드리겠다. 지금 국회에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가 논의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이미 전당원투표를 통해 폐지결정을 내렸고, 당론으로도 정했다. 그러나 특위에서 여당이 이 부분에 대해 별 성의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한대로 이 자리에서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을 여당에 말씀해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를 향해 “잘하세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관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은 상황을 전한 뒤 “당시 해당 테이블에는 황 대표와 새누리당 소속 이병석 국회부의장, 민주당 소속 박병석 부의장이 함께 자리했으며 전체적인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오늘 자리는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한다”며 “대통령과 정부의 주요 인사가 참여한 자리에서 올해 민주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주요 키워드를 중심으로 말할 수 있던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호평했다. 그는 “민주주의, 민생, 평화까지 세 가지가 민주당이 주로 언급할 주요 과제”라고 덧붙였다.
다만 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주로 경제활성화와 원칙, 법치주의를 강조했고, 이 또한 상당히 중요하지만 양극화 해소를 위한 통합과 소통의 노력도 그에 못지않게 강조됐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이외 주요 정치현안으로는 국가정보원 등 국가 주요기관의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앞으로도 더 강하게 특검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초 김 대표의 인사말에는 연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겨있었으나 김 대표가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택 처형’ 후 북한의 상황이 불안정한데다 안보와 직결된 대북정책에 관한 여론이 예민한 만큼 섣불리 언급할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올해 ‘안보 취약 정당’ 이미지를 벗는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신년인사회는 오후 3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정홍원 국무총리, 강창희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선 김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노웅래 당 대표 비서실장, 김 대변인, 신학용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김 대변인은 “급하게 연락된 터라 (신 위원장 외) 다른 상임위원장들은 지역일정 등으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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