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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인생 승부수…KIA 우승만이 해답


입력 2014.01.09 08:38 수정 2014.01.09 11:5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지난해 선두에서 8위로 급전직하 굴욕

선 감독 계약 마지막해, 뚜렷한 성적 필수

선동열 감독의 재계약 여부는 팀의 우승과 직결돼있다. ⓒ KIA 타이거즈

지난 2년간 선동열 감독 체제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KIA 타이거즈가 신발 끈을 고쳐 맨다.

지난 2012년 선 감독이 부임할 당시만 해도 KIA 팬들의 기대치는 하늘을 찔렀다. 선수 시절 ‘무등산 폭격기’로 이름을 날리며 타이거즈 왕조 구축의 가장 큰 공을 세운 스타플레이어였기 때문이다.

감독으로 변신한 뒤에는 삼성에서 두 차례 우승을 일구는 등 성공가도를 달렸다. 특히, 삼성 시절 오승환과 안지만을 발굴하는 등 불펜 육성 능력은 최고 수준이란 평가까지 받아 뒷문이 약한 KIA의 고민을 단 번에 날려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선 감독과 KIA의 지난 2년은 완벽한 실패였다. 부임 첫해 5위로 시즌을 마친데 이어 급기야 지난해에는 선두에서 8위까지 급전직하, 신생팀 NC에도 밀리는 굴욕을 맛봤다. 믿었던 불펜의 부활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고, 공격 역시 소극적인 작전으로 일관하는 등 경기 내용 또한 답답해 팬들의 십자포화를 맞고 말았다.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난 뒤 KIA는 매년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혀왔다. 그러나 올 시즌은 매년 4강 예상팀을 점치는 전문가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2년간 약점이 너무 크게 부각된 데다 핵심전력 FA 이용규와 윤석민이 팀을 떠난 반면, 구멍을 메울 이렇다 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한 KIA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시즌을 맞이하는 KIA와 선동열 감독의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타이거즈의 올 시즌은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하는 적기이자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먼저 KIA는 10차례 우승을 맛본 무등야구장을 떠나 바로 옆에 신설된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로 새 둥지를 튼다. 대개 종목을 불문하고 새 구장이 지어지면 흥행을 위해서라도 뚜렷한 팀 성적을 필요로 한다. 실제로 지난 2002년 문학 구장이 개장했을 당시, SK는 이듬해 구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의 기쁨을 맛봤다.

KIA 구단의 각오가 다부지다면 선 감독은 좀 더 절실한 입장이다. 선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KIA와 맺었던 3년 계약이 종료된다. 지금 상황으로는 계약을 연장할 마땅한 근거가 없다. 선임 당시 현직 감독 최고액(3년간 16억4000만원)을 받았던 기대와는 정반대 행보다.

KIA를 떠나더라도 앞으로 감독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올 시즌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김재박 감독이 현대 시절, 수차례 우승을 차지하고도 LG에서의 마지막이 좋지 않아 5년째 하마평에만 오르내리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현 상황을 뒤집기 위해서는 우승 외에 답이 나오지 않는 선 감독이다.

KIA의 올 시즌은 분명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무등구장보다 더 넓어진 광주-KIA 챔피언스 필드는 아무래도 투수에게 유리해 보인다. 에이스 윤석민과 수비 범위가 넓은 이용규의 부재가 뼈저리게 다가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악재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FA로 데려온 이대형의 깜짝 활약이 기대되고, 톱타자 김주찬은 부상만 없다면 최고의 리드오프가 될 자질을 지니고 있다. 마운드에서도 김진우가 버티는 가운데 양현종의 체력관리가 뒷받침된다면 윤석민의 빈자리는 의외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가장 큰 약점인 마무리는 외국인 투수 어센시오로 채우는데 성공했다.

KIA는 두산과 함께 80년대를 비롯해 90년대, 2000년대에 우승을 모두 경험한 유이한 구단이다. 물론 우승 횟수는 두산(OB 베어스 포함, 3회)과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공교롭게도 2000년대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던 KIA가 삼성 왕조의 독주를 막아설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2014시즌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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