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전투기 안현수 vs. 마라토너 신다운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입력 2014.02.10 16:32  수정 2014.02.10 18:10

안현수, 1500m서 신다운 등 한국 선수들과 맞대결

원심력 이겨내고 곡예 레이스 '전투기' 명성 이어가나

한국대표팀 에이스 신다운(21)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500m 예선 3조, 맏형 이한빈(26)은 6조에 편성됐다.ⓒ

“한 번 이상 인맥과 파벌에 쓴잔을 마신 대한민국 국민이기에 안현수의 장고 끝 차선책을 열렬히 응원한다.”

한국 국민들의 서글픈 응원이다.‘러시아 쇼트트랙 전투기’ 안현수(29·빅토르 안)가 발진을 준비 중이다.

안현수는 경기일정에 따라 10일 오후 6시45분(한국시각)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500m 예선에 출전한다. 2조에 편성된 러시아 대표 안현수는 같은 조 한국대표팀 막내 박세영(21)과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한국대표팀 에이스 신다운(21)은 3조, 맏형 이한빈(26)은 6조에 편성됐다. 6시45분 예선을 시작으로 9시11분 결승까지 한 번에 진행되는 1500m는 10일 금메달이 나온다.

이에 따라 ‘1500m 우승후보’ 안현수와 신다운의 진검승부는 준결승 이후부터가 될 전망이다. 둘은 최근 맞붙은 경험이 있다. 지난해 10월 월드컵 2차 대회 1000m 예선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당시 신다운은 안현수를 추월하려다 충돌했다. 심판은 신다운을 임페딩 실격 처리했다. 반면, 안현수는 조 1위로 진출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현수는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도 500·1000·1500·5000m 계주 전 종목에 나선다.

안현수의 장점은 다재다능함이다. 무결점 피겨스케이터 김연아처럼, 안현수 또한 쇼트트랙계의 토털패키지로 불린다. 다만, 한국 나이로 29세로 체력적인 열세가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체력은 노련미로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안현수는 두뇌 회전도 빨라 수 싸움에 능하다. 속도를 조절하다가도 앞선 상대가 조금만 틈을 보이면 추월한다.

안현수의 전매특허 순간 스피드 역시 건재하다. 지난달 독일서 열린 유럽 선수권이 본보기다. 500·1000·1500·5000m 계주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정상(4관왕)에 올랐다. 이 때문일까. 동료들은 안현수를 가리켜 ‘전투기’에 비유한다. 원심력을 이겨내고 공중곡예 펼치는 전투기처럼, 안현수 또한 곡선주로에서 원심력을 무시하고 불가사의한 괴력을 발휘한다.

전 미국 쇼트트랙 대표 안톤 오노(32·해설위원)도 안현수 재능을 극찬한 바 있다. 2006 토리노올림픽 당시 “(안현수는) 제어 불가능한 슈퍼스타다. 내가 반 바퀴 이상 앞서도 방심할 수 없는 속도를 갖췄다”며 “계주에서 바깥쪽으로 추월할 땐 마치 제트기가 지나가는 것 같았다”고 혀를 내둘렀다.

건재한 안현수에 맞서는 신다운은 마라토너 유형이다.

지구력이 탁월해 역전 우승에 일가견 있다. 피지컬도 우수하다. 상·하체가 균형을 이뤄 스케이팅 기술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1500m는 신다운의 주종목이기도 하다. 대기만성형으로 지난해 헝가리 세계선수권에서 1000, 1500m를 석권하며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주요 외신은 신다운을 소치올림픽 1500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올려놓았다.

결혼을 앞둔 우나리 씨만큼 사랑하는 쇼트트랙만은 포기할 수 없어 러시아 국기를 품은 '한국산 전투기' 안현수와 그를 꿈꾸며 타원형 트랙을 돌고 돌았던 신다운의 피할 수 없는 올림픽 레이스는 정말 현실이 되어 나타났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