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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야권연대? 내가 원한다고 되나"


입력 2014.02.25 11:56 수정 2014.02.25 12:08        이슬기 기자

국민동행 주최 포럼 참석, "순리와 민심에 순응해야지 정략적으론 안돼"

박원순 서울시장이 25일 서울시장선거 야권연대에 대해 "순리와 민심에 순응해야한다"며 선을 그었다. 사진은 박 시장이 지난 11일 오전 민주당 광역단체장-시도당위원장 조찬 모임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5일 서울시장 선거 야권연대와 관련해 “순리와 민심에 순응해야지 그 이상 욕심을 부리거나 정략적 일을 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두고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을 중심으로 회자되는 야권연대와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7시 프레스센터에서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국민동행)이 주최하는 포럼에 참석해 ‘소통과 공감에 기반한 서울 시정’이라는 주제로 시정 소개를 하고 참석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시장선거의 야권연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영담 스님의 질문에 “앞으로 100일간 변화 가능성이 많은데 여기에 내가 일희일비 하다가는 지금 맡은 서울시정도 불안해진다”라며 “그래서 좌고우면, 일희일비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요새 나오는 여론조사, 상대당 분위기 등에는 관심도 별로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러면서 “서울시민이 알아서 다 판단할 것이다. 서울시민이 보통 시민들인가”라며 “연대를 어떻게 할지 이런 것은 내가 말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을 맺었다.

이어 최성민 국민동행 운영위원은 “영담스님 질문에 이어 묻겠다”며 이번 6.4 지방선거를 ‘박근혜정부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의미’로 규정한 후, “서울시장선거의 의미와 야권후보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말해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물론 나도 생각이 있지만 생각대로 안되는 게 정치”라면서 “특히 연대라는 것은 상대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원한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수가재주역가복주’(물이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라는 한자성어를 인용해 순리와 민심을 강조하면서 “물은 곧 시민이다. 거기에 내가 충실히 따르는 게 중요할 뿐이다”라며 “나머지는 고려할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못 박았다.

이날 박 시장의 선 긋기에도 불구하고 포럼에 참석한 국민동행측 인사들은 ‘정치개혁’을 앞세워 연대에 따를 것을 요구했다.

정대철 국민동행 공동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야당이 둘로 갈라져서 후보를 내면 이러한 (박 시장이 발표한) 좋은 프로그램을 못 이룰 수 있다”면서 “오늘 우리가 모인 것은 정치개혁을 하자는 것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이 분리돼서 여당이 어부지리 얻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이어 “따라서 우리가 연대, 연합, 단일화를 촉구하고 조정할 생각”이라며 “박 시장에게 물을 게 아니라 박 시장은 우리가 이렇게 말 하는 것에 대해 동의하고 받아주기를 바란다”고 못 박았다

그는 그러면서 “박 시장이 다시 당선될 수 있도록 그라운드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자 임무”라며 “그것을 위해 국민동행을 만들었고 오늘 아침에 박 시장을 모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이날 박 시장은 약 30분 간 PPT자료를 바탕으로 서울시 채무, 뉴타운, 지하철 파업, 철거민 문제, 심야버스 정책 등 그동안의 서울시정 변화 양상을 소개했다.

박 시장은 이어 전날 MBN 포럼에 참석한 아리아나 허핑턴 회장이 “한국은 명상같은 좋은 문화를 지키지 않고 왜 그렇게 바쁘게 일만 하느냐”고 말한 것을 언급한 후, “위대한 창조는 놀면서 이뤄진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은 지금 기계처럼 일하는 나라다. 따라서 복지는 결코 낭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박 시장 개인의 브랜드가 무엇이냐고 많이들 묻는다’면서 “나는 개인의 브랜드보다는 서울의 브랜드,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떻게 이미지화 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자답했다.

박 시장은 이어 “시장 개인의 브랜드에 몰두하면 많은 것을 놓치고 시정 전체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면서 “시정의 중심으로 잡은 것은 원칙과 상식, 합리와 균형이라는 잣대 위에서 정상성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는 국민동행 공동대표인 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과 영담 스님을 비롯해 권노갑·김덕룡·신필균 국민동행 상임대표, 이부영·이우재·최인기 국민동행 고문, 그리고 최근 새정치연합 발기인에 이름을 올린 선병렬 전 의원도 참석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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