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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경기도지사-오거돈 부산시장? 탄력 받나


입력 2014.03.02 21:59 수정 2014.03.02 22:07        조소영 기자

'무소속 야권연대' 당초 목적 이뤄, 경선 등 '후폭풍' 예상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사진 왼쪽)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사진 오른쪽). ⓒ연합뉴스

김한길 민주당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제3지대 신당’을 만들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앞서 두 세력으로부터 도움을 받는 ‘무소속 야권연대’를 주장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6.4지방선거 출마가 탄력을 받고 있다.

무소속 야권연대란 야권에서 유력 후보가 출마할 경우, 민주당과 안 의원 측이 후보를 내지 않고 해당 후보에 힘을 실어주는 제도로 각 당에서 후보자를 낸 뒤 경선을 통해 최종후보를 결정하는 보통의 단일화와 달리 사실상 추대 형식이라고 볼 수 있다.

양당 모두로부터 러브콜을 받는데다 경기도지사와 부산시장이라는 격전지에 각각 이름이 오르내리는 김 교육감과 오 전 장관 입장에서는 더없이 좋은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이 제도는 민주당과 안 의원간 인재영입을 포함한 전략 경쟁으로 물밑에서만 제기돼왔지만, 6월 선거가 다가오면서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오더니 이날 두 세력이 힘을 합치기로 하면서 완전히 물 밖으로 고개를 내민 모습이다.

그간 각 세력으로부터 협조를 구해왔던 김 교육감과 오 전 장관은 이제 ‘제3지대 신당’ 합류와 지방선거 출마 여부만을 결정하면 되는 상황에 놓였다.

오 전 장관은 무난한 합류가 예상되고 있다. 오 전 장관은 오랫동안 부산시장을 준비해왔으며, 무소속 야권연대에 대한 열망이 가장 강했다. 오는 3일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인 안 의원과 회동을 갖는 자리에서 ‘제3지대 신당’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신당을 통한 부산시장 출마 여부까지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교육감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소속이자 새정치연합으로부터 경기도지사로 출마해달라는 러브콜을 끊임없이 받아왔던 김 교육감은 이번 통합으로 어느 한편을 택해야한다는 고심을 덜게 됐다. 더군다나 새누리당의 경기도지사 후보군 중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로 거론됐던 남경필 의원이 곧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권 후보군 중 이에 맞서는 경쟁력을 가진 김 교육감의 출마 또한 명분을 얻게 됐다.

김 교육감은 경기도지사로 출마하기 위해서는 교육감 직을 6일까지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맞춰 ‘교육감 3선 도전’과 ‘경기도지사 출마’ 중 무엇을 택할지 밝힐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통합 결정으로 인해 6일이 되기 전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가지 변수라면 무소속 야권연대에 앞서 두 인사가 주장해왔던 무소속 야권연대가 아닌 변형된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당초 이들이 주장한 야권연대는 경선이라는 제도가 빠진 것이었지만, ‘제3지대 신당’으로 합류해 출마할 경우, 당내에서 함께 출마한 후보들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즉, 무소속 야권연대가 추구했던 두 세력의 힘은 얻되 그 주인공이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각 정당에서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현재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출사표를 낸 이들은 김영춘 전 의원과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며, 경기도지사 후보로는 김진표·원혜영 의원과 분당갑 지역위원장인 김창호 전 청와대 국정홍보처장 등이 있다.

아울러 각각 고심해야할 부분도 남아있다.

오 전 장관은 지난 2004년과 2006년 부산시장 선거에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출마했다가 허남식 새누리당 후보에 패하면서 야권 후보로 출마하는데 트라우마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 전 장관은 무소속 야권연대를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물론 ‘우호적 새누리당 세력’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 때문에 만약 ‘제3지대 신당’에 소위 ‘우호적 여권 세력’의 여론이 탐탁지 않은 기류를 보일 경우, 오 전 장관의 이탈 가능성도 있다.

김 교육감도 내부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달 24일 오후 김 교육감이 “25일 오전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했다가 번복했던 ‘한밤의 해프닝’의 배경에는 김 교육감이 “교육감 3선으로 나서야 한다”는 측과 “경기도지사로 출마해야 한다”는 측이 팽팽히 맞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미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진표·원혜영 의원이 김 교육감의 첫 교육감 선거 당시 다각도로 도움을 줬던 것으로 알려져 이에 관한 정리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으로 야권의 6.4지방선거 후보군 정리가 간단해진 듯 보이지만 오히려 복잡해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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