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 모비스, SK에 뼈저린 'PO 특강'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입력 2014.03.24 09:51  수정 2014.03.24 09:52

SK 전술 대비한 유재학 감독 작전 또 성공

플레이오프만 들어서면 모비스 앞에서 한계 노출

모비스 수비에 막힌 SK는 실책만 16개나 저지르며 자멸했다. ⓒ 연합뉴스

정규시즌과 단기전의 분명한 차이는 프로농구에서도 마찬가지다.

2012-13시즌 정규리그 당시 서울 SK는 울산 모비스에 상대전적 4승2패로 앞섰다.

팀 순위에서도 모비스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정작 챔피언결정전에서 다시 만난 모비스를 상대로는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맥없는 4연패를 당했다. 당시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SK가 1차전부터 전술변화가 전혀 없어서 새로운 카드를 준비할 필요가 없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도 정규리그 상대전적은 4승2패로 SK 우위. 하지만 이번에도 플레이오프에 들어서자 시작부터 정반대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최종점수는 71-62로 9점차였지만 실제로는 경기 중반 이미 20여점 이상 벌어진 모비스의 일방적 완승이었다. 크게 앞선 모비스 선수들의 다소 느슨한 플레이가 아니었다면 더 큰 참패를 당할 뻔했다.

SK는 정규리그 막판 3위까지 추락, 지난 시즌과 달리 6강 플레이오프부터에서 출발했다. 오리온스를 꺾긴 했지만 4차전까지 의외로 고전해 체력소모가 컸다. 반면 모비스는 일찌감치 정규리그 종료 후 휴식을 취하며 4강전을 대비해왔다. 유재학 감독은 SK의 4강행을 예상하고 맞춤형 전략을 구상할 여유가 있었다.

SK 문경은 감독은 “지난 시즌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는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강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자 모든 면에서 여전히 모비스가 한 수 위였다. 예상했던 체력과 조직력은 물론 심지어 정신력마저도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모비스가 더 강해보였다.

문경은 감독이 모비스전에서 내세운 승부수는 커트니 심스. 206cm의 장신인 심스를 앞세워 리카르도 라틀리프-로드 벤슨이 버틴 모비스의 골밑을 공략하고, 승부처에서는 애런 헤인즈를 투입한다는 공식이었다. 단순하지만 통할 때는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패턴이다.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이미 SK에 대한 대응책을 충분히 세워놓았다. 정규시즌 열세를 기록할 당시 모비스는 리바운드 대결에서 SK에 밀렸다. 이날은 경기초반부터 2-3 지역방어와 도움수비로 SK의 공격력을 철저히 무력화시키고 리바운드 싸움에서 상대를 압도했다. 심스는 모비스 골밑에서 거의 공을 받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지역방어를 부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곽슛이지만 SK 약점도 거기에 있었다. SK의 유일한 슈터인 변기훈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당한 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슛이 약한 김선형은 돌파에만 의존했다. 하지만 리그 최고의 수비형 가드인 양동근이 앞선에서 버티는 데다 뒤에는 강한 포스트진의 협력수비가 버티고 있는 모비스를 상대로는 효율적이지 못했다.

결국, SK는 경기가 안 풀리면 헤인즈에게만 의존하는 한계를 다시 노출했다. 헤인즈가 홀로 26점을 올렸지만 영양가는 떨어졌다. 헤인즈에게만 집중된 공격루트는 오히려 모비스 수비를 편하게 해줬다. 경기 후반 모비스는 오히려 헤인즈에 대한 무리한 밀착견제나 도움수비를 자제하면서도 오히려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모비스 수비에 막힌 SK는 실책만 16개나 저지르며 자멸했다. 정규시즌과 똑같은 레퍼토리만으로는 모비스를 결코 이길 수 없다는 사실만 뼈저리게 확인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이준목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