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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무인항공기에 새긴 숫자는 생산번호 아닌 부대번호


입력 2014.04.08 09:36 수정 2014.04.14 12:42        김수정 기자

군인출신 탈북자들 "북한군은 부대마다 고유 번호 부여"

6일 강원도 삼척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의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항공기의 정찰 카메라가 부착된 내부 동체에 '35'라는 숫자가 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최근 경기도 파주와 백령도, 강원 삼척에서 잇따라 북한이 제작한 것으로 보이는 무인항공기 3대가 추락한 가운데 각 동체마다 모두 고유의 숫자가 표기된 것으로 7일 확인되면서 해당 숫자들의 의미에 대해서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삼척에 떨어진 무인기에는 매직펜으로 ‘35’라는 숫자가 쓰여져 있었다”며 “파주 무인기에는 ‘24’가, 백령도 무인기에는 ‘6’이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또 삼척에서 발견된 무인항공기에서 발견된 배터리 3개에는 로마자 표기인 ‘Ⅲ-Ⅰ’, ‘Ⅲ-Ⅱ’, ‘Ⅲ-Ⅲ’라는 글자가 새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파주 무인기의 기체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 뒷면에 ‘기용날자, 2013.06.25’와 ‘사용중지날자, 2014.06.25’이라는 북한식 표기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해당 숫자의 의미와 관련, 생산된 순서로 백령도 무인기는 6번째로, 파주 것은 24번째로, 삼척 것은 35번째로 생산된 제품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이는 이번에 발견된 항공기들이 대체로 동일 기종으로 특히, 동체가 삼각형, 원통 모양의 무인기 동체가 금형방식으로 제작돼 만들어진 순서에 따라 고유번호가 매겨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 군부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 상당수는 동체에 새겨진 번호가 생산된 순서가 아니라 해당 항공기가 배치된 공군부대의 고유번호라고 입을 모은다.

북한 인민해방전선국장 출신인 최현준 통일미래연대회장은 7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번에 발견된 무인항공기 동체에 적혀있는 번호는 생산된 순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 것”이라며 “북한은 각 군부대마다 고유의 번호가 있다. 아마 이 번호들도 소속됐던 해당 부대에서 부여한 번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어 “가령, 북한 군 부대에는 각 전단마다 할당되는 번호가 있는데 1전단에는 1번부터 30번까지, 2전단에는 30번부터 60번식의 순으로 번호를 부여받는다”며 “무인항공기 동체에 새겨진 번호도 각 부대의 번호를 상징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사일의 용도와 종류마다 일련의 고유 숫자를 부여하고 있으며, 숫자 앞머리에 따라 공격 대상이 구분된다고 한다. 특히, 전량 제2자연과학원에서 제작되는 것으로 전해지는 무인항공기도 각 제품마다 배당되는 군부대 등 고유번호가 새겨진다는 것이 대북소식통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앞서 2010년 천안함 피격 해상에서 발견된 북한 어뢰에도 ‘1번’이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고, 연평도 포격 당시 122㎜ 방사포탄에는 ‘①’이라는 표기가 새겨져 있었다.

최 회장은 “북한 군 당국은 대부분 무기마다 숫자를 부여하곤 했다”며 “천안함 폭침 당시 발견되 어뢰에도 ‘1번’이 적혀있었는데 이는 일종의 전략이다. 통상 포탄이 폭발하면 대부분 증거가 남지 않는 점을 노려 북한은 숫자로만 표기할 뿐 자신들의 소행을 철저히 은폐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직까지 북한이 해당 무인항공기에 핵을 장착할 만큼의 핵탄두 소형화 기술에 성공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도 “다만, 북한은 애초에 정찰 목적으로 만든 무인항공기를 또 다른 무기로 활용할 가능성은 농후하다. 이번 무인항공기 발사는 그 성능을 확인하고자 강행했을 소지가 높다. 머지않아 핵탄두가 아니더라도 생화학무기들을 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북한 군부에 정통한 한 소식통도 “북한 무인항공기는 제2자연과학원 공군전자전에서 기술 개발을 연구하고 있고, 제작은 모두 제2자연과학원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제품마다 고유번호가 새겨지는데 이는 생산된 순서가 결코 아니다. 할당되는 부대를 의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또 “북한에서는 무수단 미사일, 노동미사일이라는 용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사일마다 그 종류나 기능, 제작된 순서에 따라 고유의 숫자가 부여될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대개 외부에 알려진 명칭은 미국이나 한국 정부에서 규정한 것으로 안다”며 “북한에서는 노동미사일을 구백공일(900-1) 식으로 부른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군 당국은 무기마다 숫자로 시스템화 시켜 구별하는데 가령, 무기 이름에 100단위가 붙으면 ‘지상 대 공중’ 용을 의미하며 200단위는 ‘해상 대 해상’을, 노동미사일과 같은 ‘지상 대 지상’ 용 미사일은 900단위로 통용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에 공개된 숫자들도 단순히 만들어진 순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용도나 소속된 부대를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은 강조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현재까지는 북한이 무인항공기에 핵탄두를 장착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북한은 앞으로도 계속 무인항공기 실험과 함께 핵탄두 경량화에도 성공한다면 무인항공기에 핵탄두를 실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방부는 현재 해당 숫자의 의미와 관련, “좀 더 분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현재, 군 당국과 무인기 중앙합동조사 요원들은 이들 무인기에 표기된 숫자의 의미에 대해서도 정밀 분석 중이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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