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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중 떠안은 양상문, LG와의 모험수 '성공 조건은'


입력 2014.05.12 09:57 수정 2014.05.13 14:57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자진사퇴 김기태 감독 후임으로 양상문 해설위원 낙점

흐트러진 선수단 장악과 구단의 책임감 있는 지원과 관리

시즌 중 이뤄진 이번 결정은 LG는 물론 양상문 신임감독에게도 상당한 모험이 될 수 있다. ⓒ 연합뉴스

올 시즌 갈지자 행보를 그리던 LG트윈스가 새로운 사령탑 선임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LG 구단은 11일 "양상문 현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3년 6개월, 계약금 포함 총 13억 5000만원에 이른다. 양 감독은 13일 잠실 롯데전부터 지휘봉을 잡을 예정이다.

시즌 중 이뤄진 이번 결정은 LG는 물론 양상문 신임감독에게도 상당한 모험이 될 수 있다.

지난달 23일 김기태 감독의 급작스러운 자진사퇴로 빚어진 LG의 비상체제는 3주 만에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그동안 감독대행 역할을 수행해왔던 조계현 수석코치는 일단 다시 코치로 물러날 전망이다.

신임 감독의 합류로 고칭스태프 개편 가능성도 있지만, 시즌 중에 부임한 신임 감독 혼자 당장 팀을 파악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급격한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임 김기태 감독의 시즌 초반 사퇴는 프로야구에서 전례를 찾기 드문 독특한 케이스였다. LG는 그동안 꾸준히 후임감독 후보를 물색해왔지만 인선에 어려움을 겪었고, 팀이 점점 어려워지는데 구단이 타개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에 시달렸다.

현재 프로야구에 감독을 맡을만한 인재풀이 넓지 않은 데다 몇몇 후보들은 시즌 중 팀을 맡는 것에 부담을 느껴 고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양상문 감독은 경험이 풍부하고 LG에서 수년간 투수코치로 일한 경력도 있다. 최근까지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현장의 흐름도 파악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당장 사령탑을 맡길 수 있다는 점에서 LG로서는 후임 감독의 조건에 부합하는 최고의 대안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양 감독으로서는 그만큼 적지 않은 부담을 짊어지게 됐다.

시즌 중 팀을 물려받은 감독이 자신의 의지대로 팀을 꾸리는 데는 제약이 많다. 팀은 꼴찌에 있지만 시즌이 아직 초반이라 성적을 포기하는 것도 어렵다. 시즌 중 LG 사령탑을 수락한 것은 올 시즌 성적에도 어느 정도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선수단을 얼마나 단기간에 장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화두다. 김기태 전 감독은 LG 선수단 내에서 신망이 대단히 두터웠다. 자진사퇴 이후에도 김기태 감독의 복귀를 원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코칭스태프 역시 김기태 사단의 주축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양상문 감독이 김 감독의 빈자리를 어떻게 메우면서 침체된 선수단 분위기를 끌어올릴지가 관심사다.

프런트의 적극적인 지원과 책임감 있는 태도도 필수다. 양상문 감독의 선임발표와 맞물려 일부 언론보도에서 LG 감독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다른 유력인사들의 실명이 거론되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중에는 전 LG 사령탑이자 야신으로 명망 높던 김성근 감독의 이름도 포함됐다.

진위 여부를 떠나 양상문 감독 본인이나, 신임 사령탑을 중심으로 끈끈하게 결속되어야할 선수단 분위기에 크게 도움될 것이 없는 얘기였다. 양상문 체제가 초반부터 삐걱거린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LG 구단이 짊어져야할 몫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손을 맞잡은 LG와 양상문 감독의 동행이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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