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연 유력후보들 '당에서 선거지원 안왔으면' 왜?
60~70%대 도정수행 지지도에도 새정치연합 후보로 출마하면 지지율 반토막
6.4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이 낮은 정당 지지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후보를 지원해야 할 당이 오히려 ‘계륵(鷄肋)’ 신세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충남·강원과 경합 지역인 서울·인천이 후보와 정당의 지지도가 엇갈리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새정치연합에서 현역 단체장들이 후보로 출마하는 이들 지역에서 각 단체장의 시정·도정수행 지지도는 60~70%에 육박하지만, 여당 후보와 가상대결에서 지지도는 40% 내외에 머물고 있다.
수치상으로만 볼 때 가장 큰 피해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다. 최 지사는 지난달 1일부터 3일까지 YTN이 엠브레인에 의뢰, 강원도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7%p)에서 여당 후보들을 16.9~21.9%p 차로 앞섰다. 일부 후보와 양자대결에서는 두 배에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에서는 35.9%의 지지를 얻어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를 오차범위 내인 4.3%p 차로 간신히 앞섰다. YTN 조사에서 최 지사의 지지도는 50.4%, 최 후보와 지지율 격차는 21.9%p였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온 데에는 강원지역에서 새정치연합의 입지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에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중앙일보 조사)은 22.0%로, 새누리당(48.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강원도는 지난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도 새누리당이 전 의석을 가져간 여권 강세 지역이다.
반면, 강원지역에서 최 지사는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공약평가단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민선 5기 시·도지사 공약이행 및 정보공개 평가에서 강원도는 A등급을 받았고, 최 지사의 도정수행 지지율은 70%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인기도 정당 이름이 들어가면 ‘반토막’이 된다.
서울과 인천, 충남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에서 박원순 시장이, 인천에서 송영길 시장이 각각 오차범위 내에서 상대 후보를 앞서고, 충남에서는 안희정 지사가 큰 격차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정당 지지율은 바닥을 기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7일부터 이틀 간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p)에 따르면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23%로, 통합신당 창당 이후 9주째 하락세를 걷고 있다. 2주 연속으로 지지율이 하락하지 않은 적은 있지만, 반등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역별로는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30%를 넘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은 안 지사가 출마하는 충청에서 22%, 김진표 후보와 송 시장이 나서는 경기·인천에서 24%에 불과했다. 이는 안 지사(40% 중반)와 송 시장(30% 중반)의 지지율에 한참 모자란 수치다. 후보들은 그야말로 고군분투 중이다.
오거돈 무소속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독자행보를 고집하고 있는 배경에도 새정치연합으로 출마할 경우 예상되는 특표율 하락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정치인이 아닌 지역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의 특성상 정당 지지도는 큰 의미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13일 ‘데일리안’과 전화통화에서 “지방선거에서는 현직프리미엄이 소속 정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정당투표도 있기 때문에 당을 보고 찍는 성향이 강한데, 이번 선거에서는 정당 때문에 투표 결과가 크게 좌지우지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교수는 이어 “정당이 와서 선거운동을 도와주면 후보에게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는 사람도 있는데, 플러스-마이너스 효과가 아니라 플러스-플러스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당은 당대로 좋고, 후보도 마이너스가 되진 않을 것이다. 지방선거에서는 후보와 정당의 지지율을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지난 11일 경기지사 후보로 김진표 의원을 선출하면서 전북지사 후보를 제외한 모든 광역단체장 후보를 확정했다.
서울·인천·충남·충북·강원에서는 현역 단체장들이, 광주와 전남에서는 윤장현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각각 출마한다. 또 부산의 김영춘, 대전의 권선택, 대구의 김부겸, 제주의 신구범, 경남의 김경수, 경북의 오중기, 울산의 이상범, 세종의 이춘희 후보가 본선을 기다리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