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정몽준 "내 어릴 때 별명이 울보"
"지하철공기, 규정 기준치 넘어" 박 시장에 공세
박원순 "부족한 것 갖고 하는 말 많아"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맞붙게 된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서울시 지하철 공기’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정 후보는 한국대기환경학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근거로 지하철 공기가 관련 규정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가 깨끗한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 시장은 출처가 불확실한 자료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CBS’와 ‘KBS라디오’에 연달아 출연해 “박 시장은 그동안 안전문제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한 것 같다”며 “서울시의 안전 관련 예산이 오세훈 전 시장 때 2300~2400억원 수준이었는데 박 시장이 와서 1000억원 정도 깎아버렸는데 아주 잘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서울지하철의 경우 안전만큼 공기가 깨끗해야 된다”며 “최근에 한국대기환경학회라는 곳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지하철의 차량 객실에 이산화탄소, 초미세먼지 등이 전부 관련 규정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심각한 것은 서울시는 서울지하철의 공기를 1년에 단 한 번만 측정해서 발표하는 데 서울시의 발표에 의하면 지하철의 공기가 깨끗하다고 돼 있다”면서 “서울시가 잘못하고 있든지 아니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박 시장의 지난 3년간 시정에 대해서는 “서울시민들이 원하는 일을 열심히 했다기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한 시장”이라며 “시민들의 바람과 달리 본인이 원하는 것을 했다”고 지적했다.
전날 박 시장이 ‘네거티브 하지 말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3년 전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하고 선거할 때 SNS 등을 통해서 나 후보의 1억원 피부과(가 퍼지면서) 나 후보가 타격을 받았다”며 “그건 누가 했던 간에 대표적인 네거티브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대해 (박 시장이) 먼저 사과의 말을 하는 게 순서”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또 ‘재벌 대 서민’ 구도에 대해 “정치인들 중에는 서민을 이용하는 서민이 있고, 서민을 실제로 도와줘서 서민이 중산층이 되게 하는 정치인이 있다”면서 “나는 서민을 중산층이 되게 만든 실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도 성공한 기업인이고, 표현하자면 재벌 아닌가”라고 반문한 뒤 “재벌을 대표로 모시면서 자꾸 재벌, 재벌하는 것은 좀 그렇다”고 반박했다.
전날 경선 결과 발표 직후 후보수락연설 과정에서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공식석상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서 죄송하다. 그런데 내가 어렸을 때 별명이 울보였다”며 “우리 아이의 일로 많은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서 너무나 죄송하고,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더 잘하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정몽준, 부족한 자료를 갖고 하는 말이 많은 것 같다”
이와 관련, 박 시장은 ‘CBS라디오’에 출연해 정 후보가 지목한 사안에 대해 “(정 후보가) 잘 모르는 게 많네”라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박 시장은 서울시의 발표와 달리 지하철 공기가 치명적인 수준이라는 지적에 대해 “어느 자료에서 나왔는지 잘 모르겠는데, 서울시의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정부 3.0에 앞서서 모든 자료를 다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정 후보가 아마 개인적으로 어디다가 주문을 해서 조사를 다시 한 것 같다’고 답하자 박 시장은 “나는 우리 정 후보가 굉장히 부족한 걸 갖고 하는 말이 많은 것 같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언론 담당 인력이 50명에 이른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나는 처음 듣는 얘기인데, 나도 잘 모르는 얘기를 어떻게 아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대변인실을 말하는가본데, 거기에는 옛날부터 있었던 분들이다. 외신 담당, 국내언론 담당 등 여러 가지, 나는 그게 왜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내가 거기에 대해서 손댄 적이 없다”면서 “(정 후보가) 무슨 말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우이동-신설동 경전철 사업이 시공사의 부도로 늦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박 시장은 “정 후보는 오래 기업 활동을 했는데, 지금 과거의 여러 건설사들이 굉장히 어려워진 시대지 않느냐. 그래서 부도가 난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서울시가 특별히 그렇게 부도날 회사를 골랐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박 시장은 “그것(시공사 선정)은 이미 오세훈 전 시장 시절에 벌써 결정돼 있었다. 시작은 훨씬 그 이전에 했다”면서 “(정 후보가) 잘 모르는 게 많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지난해 발생했던 아파트 헬기 충돌사고를 예로 들며 “내가 ‘서울시 관할이 아니다’, 이런 말을 했다고 (정 후보가) 또 그러더라”며 “내가 앞에 그 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 뒤에 서울시가 안전을 위해서 아파트에 켜져 있는 보안등 등을 전부 챙기고 전반적으로 항공안전에 대해 서울시로서도 고민해 보겠고 (말했는데), 앞의 것만 딱 잘라서 그렇게 말하면 정확한 인용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이어 “서울시장이라고 하는 직책은 너무나 무거운 자리다. 그런 측면에서 어느 것 하나 나는 소홀히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시 말하면 정확한 사실과 상황과 이것(근거)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정 후보가) 논평하고, 그렇게 말하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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