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의원들에게 의원직 제명을 요구한 김용익 새정치연합 의원.(자료사진)ⓒ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2일 의원총회에서 기초연금법 처리에 동의한 당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복지와 결별하는 모습”, “정치와 결별하는 모습” 등 그야말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더해 김 의원은 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로 의지에 의지를 더했다.
김 의원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당의 보편적복지 특별위원장을 맡았다가 뜻하지 않게 국회에 들어오게 됐다”며 “(당의 기초연금법 처리) 과정에 참여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 의총이 끝나면 의원직 사직서를 써서 제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수리해도 좋고 제명해도 좋다”면서 “수리하면 어디 시골 대학에 가서 복지국가가 무엇인지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겠다. 제명하면 나머지 임기동안 저 혼자라도 복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날 실제로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당 내에서 생각을 달리 할 것을 여러 번 요청했지만 그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굳은 반석같았던 그의 의지는 오래가지 못했다. 사퇴를 선언한지 불과 5일 만에 일보 후퇴한 것이다.
김 의원은 7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아무래도 나는 우리 당에 어울리는 국회의원이 못되는 것 같다”며 “지난 금요일 밤 기초연금법이 법사위를 통과한 직후, 나는 국회의원 사직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듯 했지만 돌연 “그러나 여러 의원님들께 솔직히 고백하건데 사직서를 도로 받아 오고 싶다”며 굳은 의지에 균열 조짐을 보였다.
김 의원은 이어 “나는 성인군자가 아니다. 그저 조금 더 잘해 보고자 노력하고 고뇌하는 나약한 인간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의원직을 사퇴할 수 있는 인물이 못 된다”면서 “그리고 막상 사직서를 내고 보니 우리 방 직원들이 너무 걱정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정치가 약속을 지키는 것이 돼야 한다고 수도 없이 강조해 온 내가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간단히 버릴 수는 없다”며 자신의 사퇴와 제명에 대한 결정을 두고 동료 의원들에게 칼자루를 넘겼다.
비례대표인 김 의원은 사퇴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지만 제명을 당할 경우 의원직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의원직 유지 여부는 전적으로 새정치연합 의원들에게 달린 셈이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입법기관으로 막강한 권한을 갖는 동시에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 자신들을 믿고 지지해준 국민들의 뜻이 그만큼 무겁고 막중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도 본인 말대로 “뜻하지 않게 국회에 들어오게 됐다”고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국민의 뜻에 따라 ‘금배지’를 달았다.
배지를 단 순간부터 국민의 대표라는 위치에 맞게 일거수일투족에 신중함이 묻어있어야 한다. 한순간의 감정에 의해 쉽게 의원직을 던지겠다는 발언은 삼가야 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다. 쉽게 내뱉었다가 주워 담을 수 있을 정도로 ‘배지’의 무게는 가벼운 것이 아니다.
또한 동료 의원들에게 사퇴와 제명이라는 선택지를 넘기기 전 자신을 선택해준 국민의 의견을 먼저 물어보는 것이 우선이다. 지역구 의원이 아닌 비례대표라도 결국 국민의 선택이라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김 의원은 동료 의원들을 향해 선택지를 넘기면서도 “내가 지역구 의원이었더라면 미련 없이 탈당을 하겠으나 비례대표인 관계로 여러분들께 나의 거취를 부탁드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입에서 끝내 국민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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