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팽이' 제1야당? 정의당이 했다고 '백혈병' 외면
<기자수첩>새정연, 삼성 사과 보상약속 나왔는데도 성과 평가는 침묵
삼성전자가 백혈병에 걸린 자사 반도체 공장 근로자 및 가족에 대해 사과와 보상을 약속한 지 일주일. ‘을 살리기’를 외쳐온 새정치민주연합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지난 14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 등 산업재해로 의심되는 질환으로 투병 중이거나 사망한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면서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을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삼성 측은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9일 피해자 가족 및 반올림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제안했던 △공식적인 사과 △피해자 및 유가족들에 대한 합당한 보상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시행 등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정의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7년을 기다려온 결과다. 환영의 뜻을 표하며 즉각적인 조치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반올림 역시 공식 카페를 통해 “삼성의 이번 발표를 환영한다”면서 “삼성이 더욱 진정성 있는 자세로 문제 해결에 임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도 환영 의사를 밝히는 데 동참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주영순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가 피해자와 피해자 유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상처를 덜어주는 데 기여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보상 기준과 대상 선정, 중재기구 구성 및 운영 과정을 철저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이에 대해 어떠한 논평도 내지 않았다.
특히 새정치연합의 민생 기구인 을지로위원회는 삼성전자 측이 기자회견을 한 당일부터 일주일간 총 11건의 보도자료 및 기자회견문을 배포했으나, 해당 성과에 대한 평가는 단 한 줄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나마 한정애 새정치연합 대변인이 사흘 후인 지난 18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사망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삼성 백혈병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입장 변화처럼, 삼성전자서비스 문제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는 문구를 넣었을 뿐이었다.
그동안 새정치연합은 삼성 노동자의 백혈병 피해에 대해 정의당과 함께 일찍이 문제를 제기해왔다.
당장 한 대변인부터 환노위 소속 의원이던 2012년 당시 “삼성전자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고지 받지 않은 3차례 행정소송에 적극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힌 바 있고, 지난달에는 당내 초·재선 의원들의 ‘혁신모임’이 ‘반올림’측을 초청해 ‘한국 경제권력의 초상-삼성재벌과 노동’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열기도 했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직접 나서 백혈병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거대 기업을 견제하고 을의 입장을 대변하는 야당으로서, 삼성의 이번 결정은 당을 떠나 분명히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할 만하다.
그렇다면 새정치연합은 제1야당으로서 ‘환영’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향후 삼성의 보상 양상을 지켜보겠다’는 식의 입장은 밝혀야 했다. 이번 성과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든 힘을 실을 책임과 이유가 충분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이 진정으로 을의 눈물을 닦아주겠노라 약속했다면, ‘소수정당’의 성과가 아닌, 소수정당의 ‘성과’에 시선을 둘 줄 알아야한다. 민생정당의 힘은 진정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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