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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승’ 류현진 야구지능 빛났다…투타주 만점 활약


입력 2014.06.07 14:45 수정 2014.06.07 17:13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객원기자

쿠어스필드, 투수들의 무덤 아닌 천국

디 고든 3안타 타점 ‘특급 도우미’ 역할

류현진이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시즌 7승을 따냈다. ⓒ 연합뉴스

원정에 강했던 류현진(27·LA 다저스)이 시즌 7승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더욱 값졌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시즌 11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6이닝 동안 100구 투구, 8피안타 2실점(2자책) 2탈삼진의 호투로 7승에 안착했다.

경기 전 3.09였던 시즌 평균자책점은 3.08로 약간 낮췄다. 지난 4월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 동안 9피안타(1홈런 포함) 6실점(5자책)의 부진을 보이며 시즌 2패째를 당했던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설욕에 성공했다. 퀄리티 스타트는 덤. 원정 연승 행진도 6으로 늘리는 데 성공했다.

5회까진 무실점으로 잘 틀어막으며 류현진 본인이 가장 신경 쓰는 평균자책점 2점대 진입이 현실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아쉽게 6회 2실점하며 2점대 진입은 다음으로 미뤄지게 됐다.

물론 실망할 필요는 없다. 투수들의 무덤에서 2실점으로 선방했다는 점은 고무적인 부분. 더욱이 류현진을 상대로 5타수 5안타 타율 1.000을 기록했던 찰리 블랙몬을 3타수 1안타로 막고 삼진까지 곁들이며 봉쇄한 것이 이날 호투의 주된 요인이었다.

블랙몬과의 효율적인 승부는 중심타선 공략에도 도움이 됐다. 이날 2안타를 터트린 주포 트로이 툴로위츠키 앞에 주자를 모아주지 않으며 초반 실점을 억제할 수 있었다. 게다가 1회부터 터진 다저스 타선은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1회 초 선두타자 디 고든이 우익선상 3루타로 찬스를 잡은 뒤, 2번 헨리 라미레스의 유격수 땅볼 때 홈인, 선취 득점을 쉽게 얻어낸 게 류현진의 투구 리듬을 살려줬다. 이어진 2회 안드레 이디어의 좌전 안타에 이은 포수 드류 부테라의 좌중간 적시 2루타로 추가 득점에 성공, 해발 1600m 고원 쿠어스필드의 부담을 덜어준 것도 주효했다.

경기 초반부터 류현진은 투구의 좌우 로케이션보다 고저 로케이션에 집중하는 투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우타자 몸쪽 승부구가 볼로 처리되면서 볼카운트 싸움을 어렵게 끌고 가면서 매회 주자를 출루시키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특별한 위기관리능력은 쿠어스필드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주자가 출루하면 류현진의 집중력은 상승, 주자들을 범타로 막아내며 실점 위기를 잘 넘겼다. 특히 4회말 선두타자인 드류 스텁스에게 우월 2루타를 허용한 뒤 코리 디커슨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범타로 유인하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종료한 대목은 류현진의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보여준 단적인 예다.

투수 류현진도 돋보였지만 타자와 주자 류현진 역시 완벽했다. 류현진은 2회 첫 타석에서는 투수땅볼로 물러났지만 5회 선두타자로 나와 콜로라도 선발 에디 버틀러의 93마일(150km)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처 우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메이저리그에 이날 데뷔한 콜로라도 선발 버틀러에게 투수들의 무덤을 선사한 주역도 바로 류현진 자신이었다.

주자 류현진은 다음 타자 디 고든의 우중간 3루타 때 여유 있게 득점, 쿠어스필드에서 투타 만능의 재능을 뽐냈다. 류현진의 재능은 6회에도 이어졌다. 무사 1,2루의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버틀러의 몸쪽 빠른공을 희생번트로 성공시키며 타자의 기본기마저 완벽함을 선보였다. 류현진의 번트는 속도와 방향까지 조절된 완벽한 희생번트 그 자체.

주자 류현진도 인상적이었다. 5회초 우월 2루타를 친 뒤 2루 베이스에 들어가며 구사한 슬라이딩은 유연하고 자연스러웠다. 일반적으로 투수들은 2루로 들어갈 때 서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류현진은 주루 기술을 선보이며 사뿐히 안착했다.

기본 재능인 투구에 못지않은 타격 재능, 그리고 세련된 희생번트와 슬라이딩까지, 류현진이 이날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 필드에서 보여준 것은 류현진의 높은 야구 지능(Baseball Quotient)이었다. 공기저항 계수가 낮은 쿠어스필드에서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 구사 빈도를 줄인 것 또한 지능적인 투구의 단적인 예다. 쿠어스필드에서 체인지업은 매력적인 레퍼토리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의 옥에 티는 6회 말 피홈런 한 방이다. 올 시즌 2개의 피홈런만 내준 류현진은 6회 1사 후 드류 스텁스에게 던진 86마일(138km)짜리 실투 한 방에 무실점 행진이 종료된 것. 이후 마이클 멕켄리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찰리 컬버슨에게 좌중간 1타점짜리 3루타를 허용하며 이날 경기 2실점 째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대타 브랜든 반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 추가 실점의 위기를 모면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날 투구수 딱 100개. 투수들의 무덤에서 류현진은 살아남았고 상대 선발 루키 버틀러는 5.1이닝 동안 6피안타 6실점을 기록, 쿠어스 필드의 악명을 몸소 체험했다.

리드오프 디 고든이 다저스 타자 중 가장 돋보였다. 디 고든은 4타수 3안타(3루타 2개) 3타점 2득점, 1볼넷의 공격 첨병 역할을 수행했고 2번에 포진된 라미레스 역시 4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 테이블세터진이 류현진의 특급 도우미를 자처했다.

류현진이 내려간 뒤 7회와 8회 각각 브랜든 리그와 브라이언 윌슨이 탈삼진 2개씩을 곁들이며 완벽하게 불펜 게임을 수행하며 류현진의 시즌 7승은 굳어졌다. 9회 초 1점을 추가, 승부에 쐐기를 박은 다저스는 7-2승리를 거뒀고 콜로라도는 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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