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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러시아?’ 가나전…꼼꼼하게 짚은 관전 포인트


입력 2014.06.09 18:02 수정 2014.06.10 11:1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탄탄한 수비조직력-역습 전술로 팀 색깔 교체 성공

'아프리카의 브라질' 옛말, 오히려 러시아에 가까워

가나와의 평가전은 가상의 알제리가 아닌 러시아전 모의고사다. ⓒ 연합뉴스

마지막 평가전 상대 가나는 알제리가 아닌 가상의 러시아인 것으로 드러났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전 8시(한국시각), 미국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아프리카 전통의 강호 가나와 평가전을 치른다.

가나의 월드컵 본선 진출은 이번이 세 번째이며 첫 출전 역시 8년 전인 2006년이지만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그들은 지난 18번의 아프리칸 네이션스컵에서 무려 네 차례나 우승하며 두 번째로 많은 우승 기록을 갖고 있으며, FIFA 랭킹 역시 37위로 한국(57위)보다 20계단이나 높은 명실상부 강팀이다.

‘검은 별’이 애칭인 그들은 개인기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특유의 리드미컬한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알려져 있다. 힘 넘치는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 ‘아프리카의 브라질’이라 불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로 인해 H조에 함께 속한 알제리를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평가전이란 시각이 있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지금의 가나는 그동안 알려진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그 중심에는 크와시 아피아 감독이 자리하고 있다.

과거 가나 대표팀의 주장직을 역임했던 아피아 감독은 수비수(왼쪽 풀백) 출신답게 팀 조직력과 수비를 중시하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다. 선수 생활의 전부를 가나 리그의 아산테 코토코 FC에서만 보냈지만 은퇴 후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에서 코치 연수를 받으며 선진 축구의 흐름을 몸에 익혔다. 이후 가나의 U-23 대표팀을 이끌고 2011 올아프리카 게임 우승을 차지하며 명성을 떨쳤다.

아피아 감독은 성인 대표팀을 맡은 뒤에도 자신의 축구철학을 고수했다. 개인기를 이용해 짧은 패스워크와 점유율을 중시하던 그동안의 스타일 대신 수비라인을 깊숙이 내린 뒤 탄탄한 수비조직력으로 역습 위주의 공격을 펼치는 새로은 옷을 입었다.

이는 최근 유럽 축구의 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바르셀로나의 티키타카를 무너뜨리기 위해 많은 전략들이 제시됐고, 이 가운데 강력한 압박에 의한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이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는 모양새다. 이 같은 전술을 구사하는 감독 중 하나가 다름 아닌 러시아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다.

러시아 역시 선수의 이름값에 기대기보다는 수비 조직력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역습은 날카롭고 빠르다. 해외 많은 전문가들이 객관적인 전력상 러시아가 벨기에에 이어 H조 2위로 16강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도 이와 궤를 함께 한다.

때문에 이번 가나전은 알제리전 모의고사가 아닌 러시아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라고 볼 수 있다. 가상의 러시아를 상대로 홍명보호가 선보일 전략은 무엇일까.

마침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가나의 주장 아사모아 기안은 인상적인 말 한 마디를 남겼다. 그는 "한국은 측면에서의 공격 작업이 빠른 팀"이라며 "한국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때, 편하게 플레이하지 못하도록 압박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결국 숨이 막힐 듯한 압박과 이를 뚫어내기 위한 측면의 날카로운 창이 통하는가의 여부가 가나전의 주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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