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전 대참사’ 홍명보호 치욕…역대 최악 월드컵 되나

‘수비진 붕괴’ 가나에 0-4 완패..단점만 부각

월드컵 코앞, 정비 시간 부족해 전망 어두워

홍명보호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최종 평가전에서도 이렇다 할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 연합뉴스

더 이상의 기대는 무리인가.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두고 홍명보호가 역대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 선라이프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0-4로 대패했다. 한국은 조르당 아예우에게 3골, 아사모아 기안에게 1골을 내주며 치욕적인 경기 내용으로 국내 팬들을 실망시켰다.

단점은 지나칠 정도로 도드라진 반면, 장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홍명보호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특히 이날 보여준 수비로는 본선에서도 대량 실점이 우려된다.

그동안 홍명보 감독은 이용-홍정호-김영권-김진수를 포백으로 내세워 수비 조직력을 키워왔지만 가나전에서 김창수, 윤석영, 곽태휘가 가세하자 수비 조직력은 모래알처럼 무너졌다. 선수들은 모두 공으로만 시선이 향했고, 쇄도하는 선수를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상대의 빠른 역습, 그리고 측면과 중앙으로 빠른 패스 전환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미드필드에서도 가나의 개인기에 고전한 탓에 거친 태클로 일관했으며, 몸싸움에서도 열세를 드러냈다.

이날 대표팀이 유효 슈팅을 허용한 것은 고작 네 차례였지만 대부분 결정적인 기회였다. 그만큼 수비진이 헐거웠다는 방증이다.

공격력도 낙제점이었다. 한국은 경기 내내 가나를 상대로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점유율이 전부는 아니다. 공격의 임팩트는 부족했고, 상대에게 예측 가능한 패스를 남발할 뿐이었다. 특히, 볼 간수 능력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역습 기회를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또한 지금까지 대표팀이 준비했던 측면 공격 패턴이 전혀 발휘되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밀집된 상대 수비를 피하기 위해 측면으로 패스를 전개한 뒤 좌우 풀백들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주로 점검했지만 원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상대 진영에서 공간을 창출하지 못하자 볼을 뒤로 돌리기 바빴고, 대부분의 선수들은 볼을 받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가지 못했다. 즉, 볼을 소유하지 않은 선수들의 움직임이 너무 정적이었다는 의미다. 박주영과 구자철의 무거운 몸놀림도 아쉬웠다.

튀니지전과 가나전에서 한국은 무득점에 그쳤다. 조 편성은 역대 최고라는 평가였지만 대표팀은 역대 최악의 전력이다. 러시아전까지 남은 기간은 약 일주일. 홍명보 감독이 예상치 못한 대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