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랜더 맞대결’ 류현진…윌운장 뒷문 막아줄까
오는 9일 사이영상 수상자 벌랜더와 선발 맞대결
10승 도전하는 류현진 타선과 불펜 도움 절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사이영상 수상자와 맞대결을 펼친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오는 9일(한국시각) LA다저스-디트로이트전 선발로 각각 류현진과 저스틴 벌랜더가 등판할 것이라고 6일 전했다.
LA다저스 측은 아직 공식적으로 해당일 선발투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로테이션상 류현진 등판일이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류현진과 벌랜더의 선발 맞대결이 유력하다.
벌랜더는 디트로이트 에이스로 올 시즌에는 7승7패 평균자책점 4.71로 부진하지만, 2011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에 거머쥔 초특급 우완투수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지난 2012년 헐리우드 스타 케이트 업튼과의 열애로 화제가 되는 등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다.
류현진은 이번 시즌 16차례 선발 등판해 9승4패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월 왼쪽 어깨 통증으로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복귀한 뒤 7경기에서 6승(1패)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세인트루이스전부터 2경기 연속 잘 던지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10승 고지를 밟지 못했다. 커쇼-그레인키 보다도 먼저 10승 고지에 닿을 것으로 보였던 페이스를 떠올릴 때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지난 3일 클리블랜드와의 홈경기에서 불펜투수 브라이언 윌슨의 난조로 날린 승리는 너무 아깝다. 류현진이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8회 등판한 윌슨이 제구 난조에 빠지며 0.1이닝 3실점, 류현진의 10승은 물론 다저스 승리도 날렸다. 6월 0점대 평균자책점과 류현진 등판 직전 2경기에서도 무안타 무실점으로 안정을 되찾던 가운데 나온 블론세이브라 더 뼈아팠다.
사실 윌슨은 지난 3월 31일 샌디에이고전에서 류현진에 이어 8회 공을 넘겨받자마자 홈런을 얻어맞고 류현진의 승리를 날려 한국 팬들의 원성을 샀다. 5월 27일 신시내티전에서는 7이닝 동안 퍼펙트게임을 이어왔던 류현진이 행진이 깨진 뒤 8회 1사 상황에서 윌슨에게 공을 넘기고 내려왔지만, 급격한 제구력 난조로 승계주자를 모두 불러들여 류현진의 자책점이 불어나기도 했다.
국내팬들은 윌슨의 트레이드마크인 지나치게 덥수룩한 수염과 빠른 실점을 ‘관우’에 빗대어 반어적으로 ‘윌운장’이라는 별명까지 붙였다. ‘삼국지’ 관우가 술이 식기 전 화웅의 목을 벤 것처럼 류현진의 어깨가 식기도 전에 실점하고 무너지기 때문이다. 즉, 등판하자마 볼넷이든 안타든 홈런이든 맞고 실점하며 승리를 날린다는 의미다. 그만큼 신뢰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사실 윌슨은 마무리투수로 2010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이 됐던 정상급 불펜이다. 지난 시즌 중반 다저스와 계약, 18경기 13.1이닝 평균자책점 0.66의 준수한 성적으로 다저스의 확실한 셋업맨 역할을 수행했다. 그런 활약을 바탕으로 1년 1000만 달러에 재계약했지만, 올 시즌에는 잦은 방화와 함께 팀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윌슨은 클리블랜드전에서 류현진 승리를 지켜내지 못해 “다시는 류현진 선발 경기에 나서지 않겠다”는 농담 아닌 농담으로 류현진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과연 윌슨이 디트로이트전에서는 류현진과 다저스의 리드를 지켜 승리를 일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상대할 디트로이트 타선은 팀 타율(0.276)과 팀 홈런(92개) 부문에서 각각 리그 1위와 4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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