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마약사범 2명 중국서 10년만에 사형집행

중국 내에서 필로폰 밀수 판매한 2명…다른 1명도 사형집행 예정

중국에서 마약을 밀수하고 판매한 한국인 2명이 6일 사형에 처해졌다. 중국에서 한국인에 대해 사형이 집행되기는 10년만으로, 마약범 1명에 대한 추가 사형집행도 예정돼 있다.

이날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 사법당국은 이날 중국 내에서 필로폰을 밀수·판매한 한국인 마약사범 김 모(남·53) 씨와 백 모(남·45) 씨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김 씨는 2010~2011년 총 14차례에 걸쳐 북한으로부터 중국으로 필로폰 14.8kg을 밀수해 이 가운데 12.3kg을 백 씨에게 판매한 혐의로 지난 2011년 4월 체포됐다. 백 씨에게는 김 씨로부 사들인 필로폰을 다시 수차례에 걸쳐 국내 조직에게 판매한 혐의가 적용됐다.

김 씨와 백 씨는 2012년 12월 이뤄진 1심 판결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항소했으나 지난해 9월 2심에서 원심이 확정됐다. 이들은 사실상 3심에 해당하는 최고인민법원의 서면 심사에서도 같은 판결을 받아 결국 이날 사형이 집행됐다.

앞서 지난달 28일 중국 지린성 고급인민법원은 주 선양 한국 총영사관에 김 씨와 백 씨에 대한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고 통보해왔다.

정부 당국은 중국 측으로부터 이들에 대한 사형 1심판결 소식을 통보받은 뒤 주중 한국대사관과 선양 총영사관이 중앙 및 지방정부를 직접 방문하는 등 인도적 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을 유예해 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서울에서도 주한 중국대사관 측과 중국 측 고위인사 접촉 시에도 사형제도에 대한 국제사회에서의 인도주의적 경향을 강조하면서, 이들에 대한 선처를 수시로 요청했다.

하지만 중국 측은 마약사범에 대한 사법당국의 엄중한 입장과 특정 국가 국민에 대해서 특혜를 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해왔다고 외교부 측은 설명했다.

중국 형법 제347조에 따르면, 1kg 이상의 아편 또는 50g 이상의 필로폰 등 마약을 제조·운반·판매한 경우 15년 이상 무기징역 또는 사형에 처하고 재산을 몰수할 수 있는 등 마약사범에 대한 처벌이 엄중하다.

지난 2001년 한국인 마약사범이 최초로 중국에서 사형에 처해졌으며, 2004년 살인죄가 적용된 한국인에 대한 사형이 집행된 이후 약 10여년간 한국인에 대한 사형집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날 사형집행을 받은 2명에게는 사형에 앞서 가족면회와 영사면회가 이뤄졌으며, 정부는 향후 시신 송환 등 관련해서 필요한 조력을 유가족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2009년 5월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에서 11.5kg의 필로폰을 밀수 및 운반·판매한 혐의로 체포됐던 한국인 장 모(남·56) 씨에 대한 사형도 조만간 집행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 국민이 중구에서 마약범죄로 사형에 처해진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정부는 우리 국민 2명이 체포되는 시점부터 사법절차 전 과정에 영사 조력을 제공했으며, 사형판결 확정 이후에도 인도적 배려를 요청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