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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세례 이호진 "세월호 유족 전체 향한 어루만짐"


입력 2014.08.18 10:46 수정 2014.08.18 10:50        하윤아 기자

라디오서 "구름이 몸을 감싸는 듯한 기분이었다"

17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있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이호진 씨. 이호진 씨 페이스북 화면캡처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단원고 학생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이례적으로 단독 세례를 받은 것과 관련, “교황님의 어루만짐은 세월호 유족 전체를 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18일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교황으로부터 단독 세례를 받기까지의 상황과 소감 그리고 특별했던 세례의 의미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 씨는 지난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의 미사 직전 교황과 처음 대면했던 15분간의 상황을 전하며 “(유족들이)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에 대해 말씀을 드렸었는데 교황님께서는 세월호 희생자들을 충분히 알고계신 듯 했다”며 “유족들이 말할 때 교황님은 아신다는 뜻으로 연신 고개를 끄덕여주셨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당시 그 자리에서 “‘교황님 제가 세례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한 말씀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렸다”며 “(예정에 없던 일에) 교황이 조금 놀라셨다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씨는 교황이 갑작스러운 세례 제안을 흔쾌히 수락한 것에 대해 “비록 세례는 저 혼자 받았지만 교황님의 그 어루만짐은 세월호 유족 전체를 향한 것이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희망을 버리지 말고 소신껏 임하라는 그런 메시지를 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세례 받을) 당시에 그 느낌을 말씀드리려면 제가 현재 알고 있는 단어를 이용해서 말씀드리기가 조금 어렵다”며 “구름이 몸을 감싸는 듯한 그런 기분을 느꼈다”고 황홀했던 심정을 전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이 유족들을 몇 번이나 만나고 직접 세례를 한 것은 ‘세상이 관심을 가져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는 의미인데, 정치권이 이 말을 알아들을 것 같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 씨는 “우리 사회 구조상 교황님의 말씀으로 인해 단번에 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 씨는 “교황님께서 그 부분에 대해 특별히 언급을 하셨고 제가 그러한 뜻의 일환으로 세례를 직접 받았기 때문에 아마 당국에서도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지 않겠나”라고 반문하며 “그래서 저희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진상규명과 특별법이 아마 보다 조금은 좋은 쪽으로 속도를 내서 제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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