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의 마지막 미사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
명동성당 미사 강론 통해 한반도 '평화'와 '화해' 기원
“우리의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1000여명의 신도가 참석한 가운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했다.
이날 미사에는 박근혜 대통령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용산 참사 피해자, 제주 강정마을과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역 주민, 납북자 가족 등이 초청됐으며, 전국 16개 교구 성당 사무장과 사무원 등 직원 700여명도 성당 밖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미사에 참여했다.
교황은 한국에서의 마지막 미사 강론을 통해 “베드로가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합니까’라고 묻자 예수님께서는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말씀은 화해와 평화에 관한 예수님 메시지의 깊은 핵심을 드러낸다”며 “만일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위해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교황은 “예수님께서는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임을 믿으라고 우리에게 요청하신다. 우리의 형제들을 아무런 남김없이 용서하라는 명령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전적으로 근원적인 무언가를 하도록 우리에게 구하시고, 또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은총도 우리에게 주신다”고 설명했다.
교황은 “바로 이것이 제가 한국 방문을 마치며 여러분에게 남기는 메시지”라며 “여러분의 집에서, 공동체들 안에서 그리고 국민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화해 메시지를 힘차게 증언하기를 여러분에게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자매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60여년 간 남과 북으로 갈려 소통의 길을 찾지 못하는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가 깃들길 바라는 교황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메시지였다.
한편, 교황은 강론 마지막에 방한 기간 동안 도움을 준 많은 관계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과 교회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방문이 이루어지도록 어떠한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신 모든 분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교황은 한국의 사제들을 향해 감사의 뜻을 밝히며 “그리스도의 사절로서 또 그분의 화해시키는 사랑의 직분을 맡은 사람으로서 존경하고 신뢰하며 조화롭게 협력하는 유대를 본당 안과 사제들, 주교들과 함께 이루어 나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등 국내 12개 종단 종교 지도자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이들 종단 지도자들에게 “형제들로 서로 인정하고 함께 걸어가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남 서울공항으로 이동, 환송인사 후 오후 1시경 전세기편으로 로마 바티칸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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