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야당 오면 본회의 개의" 여당 "시간 정해야"
야당의 연기 요청에 여당 의원 반발하며 정 의장과 대치
30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원총회로 제 때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새누리당 의원들은 계속되는 야당의 지연에 불만을 터뜨렸다. 이에 정의화 국회의장은 “야당이 술책적으로 본회의를 막는 것으로 판단되면 단독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본회의가 열리기로 예정된 시각은 오후 2시, 앞서 1시 40분부터 의총을 시작한 여당은 본회의 시간에 맞춰 서둘러 의총을 끝내고 2시가 조금 넘어 본회의장으로 모였다. 그러나 그 시각 야당의 모습은 여전히 보이지 않았다.
새정치연합은 오후 2시부터 의총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본회의장에는 여당 의원만이 자리를 지키며 본회의 개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정의화 국회의장 역시 의장석에 앉아 야당에 참석을 기다리던 도중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정 의장에게 다가갔고 두 사람은 무언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후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방금 야당에서 의총이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전화가 왔다”며 “회의를 연기해달라는 요청에 정 의장이 참작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태흠 의원은 “왜 지금 회의가 진행이 안되고 있는지 의장이 말씀하셔야지”라며 소리를 높였다. 이에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싸늘한 표정으로 김 의원을 바라봤고 순간 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다른 의원들 역시 “야당은 항상 이래”, “뭐 30분도 아니고 꼭 닥쳐가지고 뭐하는거야”라며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면서 회의장은 웅성웅성대는 소리에 휩싸였다.
정의화 “국가 위해 밤 늦도록 고생할 준비 해 달라”
발언을 하지 않으려던 정 의장은 장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자 마이크를 잡고 “정치를 하면서 가능하면 감정을 죽이고 여야 합의로 국회를 원만하게 이끌고 가는 것이 의장의 책무”라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내가 지금 개의하고 야당 의총이 끝날 때까지 정회 할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야당이 들어와서 원만하게 회의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며 “힘들더라도 참아주길 바라고 내가 야당 상황을 좀 더 체크한 다음에 개의를 할테니 근처에 있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술책적으로 의총을 지연시켜서 본회의를 원만하게 끌고 가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판단 될 경우 약속대로 91개 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당 의원들의 반발은 줄어들지 않았다. 한 의원은 “시간을 정해놓고 정해진 시간까지 오지 않을 경우 개의를 한다고 해야한다”며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으니 시간을 정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 의장은 “지금 개의를 한다고 해도 정회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좀 더 기다려달라”며 “대단히 죄송하지만 국가를 위해서 국회가 원만하게 되기 위해 밤 늦도록 고생할 각오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이장우 의원은 “150일을 참아왔는데 더 이상 어떻게 참아야 하는가”라며 “시간을 정해달라”고 재촉했다.
정 의장은 “이 의원의 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정기국회가 원만히 이뤄지고 예산안이 원만히 타결되기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장내 분위기가 더욱 과열되는 분위기 속에서 한 의원은 “정 의장이 저렇게 이야기하니 한 번 가만히 기다려보자”라며 흥분한 의원들을 진정시켰다.
그 후 2시 52분께 대부분의 여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빠져나가 야당이 올 때까지 기다리기 시작했고 3시 40분 현재까지도 야당의 의총 종료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