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123정장 "최선 다해" 유족 "어떻게 그런 말을"
<농해수위>일반 증인 채택된 김경일 정장, 강원식 1등 항해사 책임회피성 답변만
방청석에 있던 유가족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냐”며 분통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소극적인 구조 활동으로 비난을 받은 김경일 해경 123정장이 “구조에 최선을 다했다”며 회피성 발언을 해 또 다시 공분을 샀다.
이날 오후 국회 농해수위 회의장에서는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한국해운조합, 한국선급 등을 대상으로 한 2차 국감이 진행된 가운데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정장과 강원식 세월호 1등 항해사, 김형전 전 진도VTS 센터장 등을 향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은 지속적으로 ‘기억이 안난다’, ‘최선을 다했다’,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답변을 늘어놓아 국감장을 분노로 들끓게 했다.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은 질의에서 김 정장을 향해 “세월호 구조 당시 왜 선내 진입을 하지 않았는가”라고 물었다. 김 정장은 이에 “상황이 너무 급박하고 당황해서 퇴선 방송은 지시를 못했다”며 “그 때 당시 제가 조류가 몰려오면서 50도가 기울어진 배가 계속 침몰되는 걸 봐서 (진입을 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답변을 들은 안 의원은 “해경 도착 당시 세월호는 30도 기울었었고 나중에 50도까지 기울어 졌는데 그렇다 해도 당시 창문 쪽에서 구조 요청하는 승객을 왜 구하지 않았는가”라고 재차 질문했고 김 정장은 “배 안에서 창문을 두드리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며 “배 밖에서 구조요청을 한 사람은 모두 구조했다”고 답변했다.
오히려 당당한 김 정장의 모습에 안 의원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고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유가족 중 한 명은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라고 소리치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안 의원은 “망치로 깼으면 구조할 수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김 정장은 “저와 승무원들이 본 인원들은 모두 구조했고 (나머지 승객들은) 보지 못해서 구조하지 못했다”면서 “당시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끝까지 본인의 입장을 고수했다.
안 의원은 이어 “123정의 적극적인 구조가 있었더라면 더 많은 승객이 생존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면서 “당시 해상 상황에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현장책임자로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다면 많은 국민들을 탈출시켜서 피해를 최소화 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경대수 의원도 김 정장을 향해 “대기하라는 선내방송이 나온 상황에서 선생님과 학생은 모두 기다리면서 곧 구조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구조요청을 직접 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김 정장의 책임회피성 발언은 계속됐다.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세월호 안에 승객이 수백명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선내 진입명령을 받았으면서 왜 안 들어갔는가”라고 묻자 김 정장은 “9시 43분부터 배가 기울어서 못 들어간다고 보고했고 46분에 더 침몰할 것 같다고 보고 했다”면서 “이런 상황을 대처하는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고 동문서답 했다.
강원식 세월호 1등 항해사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 안난다”
동행명령권을 거부하며 불출석한 이준석 세월호 선장을 대신해 강 항해사의 태도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현재 재판중이라 죄수복을 입고 나타난 강 항해사는 대부분의 질문에 중언부언하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 의원이 “증인이 제주 VTS와 교신을 했을 때 제주 VTS에서 뭐라고 하던가”라고 묻자 강 항해사는 “모른다”고 답했다.
또한 김 의원의 “증인은 교신만 했을 뿐 배가 계속 침몰하고 있다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는가”라는 물음에도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 무슨 생각하고 있었던건가”라고 재차 다그쳤음에도 “기억이 안난다”고 말할 뿐 이었다.
박민수 새정치연합 의원 역시 강 항해사를 향해 “진도 VTS와 교신하며 승객을 빨리 탈출시키라는 말을 듣지 않았나”라며 “또한 증인은 재판과정에서 승객 구조는 해경 몫이라고 했나 안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강 항해사는 또 “못 들었다. 기억이 없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와 같은 강 항해사의 답변에 “모든 자료를 갖고 답변하는데 기억이 없다고 한다” 며 “선장과 선원은 승객들을 위해서 구조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승객 구조는 해경 몫이라고 진술할 수 있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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