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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123정장 "최선 다해" 유족 "어떻게 그런 말을"


입력 2014.10.16 18:32 수정 2014.10.16 18:40        문대현 기자

<농해수위>일반 증인 채택된 김경일 정장, 강원식 1등 항해사 책임회피성 답변만

방청석에 있던 유가족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냐”며 분통

16일 국회 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경일 전 해경 123호 정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6일 국회 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등의 국정감사에서 현재 수감 중인 세월호 강원식 1등 항해사, 김영호 2등 항해사, 신정훈 견습 1등 항해사와 김형준 진도 VTS 센터장 등이 교도관들과 함께 출석한 가운데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 감사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소극적인 구조 활동으로 비난을 받은 김경일 해경 123정장이 “구조에 최선을 다했다”며 회피성 발언을 해 또 다시 공분을 샀다.

이날 오후 국회 농해수위 회의장에서는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청, 한국해운조합, 한국선급 등을 대상으로 한 2차 국감이 진행된 가운데 일반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정장과 강원식 세월호 1등 항해사, 김형전 전 진도VTS 센터장 등을 향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그러나 이들은 지속적으로 ‘기억이 안난다’, ‘최선을 다했다’, ‘어쩔 수 없었다’는 식의 답변을 늘어놓아 국감장을 분노로 들끓게 했다.

안효대 새누리당 의원은 질의에서 김 정장을 향해 “세월호 구조 당시 왜 선내 진입을 하지 않았는가”라고 물었다. 김 정장은 이에 “상황이 너무 급박하고 당황해서 퇴선 방송은 지시를 못했다”며 “그 때 당시 제가 조류가 몰려오면서 50도가 기울어진 배가 계속 침몰되는 걸 봐서 (진입을 할 수 없었다)”고 답변했다.

답변을 들은 안 의원은 “해경 도착 당시 세월호는 30도 기울었었고 나중에 50도까지 기울어 졌는데 그렇다 해도 당시 창문 쪽에서 구조 요청하는 승객을 왜 구하지 않았는가”라고 재차 질문했고 김 정장은 “배 안에서 창문을 두드리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며 “배 밖에서 구조요청을 한 사람은 모두 구조했다”고 답변했다.

오히려 당당한 김 정장의 모습에 안 의원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고 방청석에 앉아 있던 유가족 중 한 명은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가”라고 소리치며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안 의원은 “망치로 깼으면 구조할 수 있었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김 정장은 “저와 승무원들이 본 인원들은 모두 구조했고 (나머지 승객들은) 보지 못해서 구조하지 못했다”면서 “당시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끝까지 본인의 입장을 고수했다.

안 의원은 이어 “123정의 적극적인 구조가 있었더라면 더 많은 승객이 생존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면서 “당시 해상 상황에 어려웠을 수도 있지만 현장책임자로 최소한의 조치를 취했다면 많은 국민들을 탈출시켜서 피해를 최소화 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경대수 의원도 김 정장을 향해 “대기하라는 선내방송이 나온 상황에서 선생님과 학생은 모두 기다리면서 곧 구조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떻게 구조요청을 직접 하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김 정장의 책임회피성 발언은 계속됐다. 김승남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세월호 안에 승객이 수백명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선내 진입명령을 받았으면서 왜 안 들어갔는가”라고 묻자 김 정장은 “9시 43분부터 배가 기울어서 못 들어간다고 보고했고 46분에 더 침몰할 것 같다고 보고 했다”면서 “이런 상황을 대처하는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고 동문서답 했다.

강원식 세월호 1등 항해사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 안난다”

동행명령권을 거부하며 불출석한 이준석 세월호 선장을 대신해 강 항해사의 태도도 별반 다를 바 없었다. 현재 재판중이라 죄수복을 입고 나타난 강 항해사는 대부분의 질문에 중언부언하며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김 의원이 “증인이 제주 VTS와 교신을 했을 때 제주 VTS에서 뭐라고 하던가”라고 묻자 강 항해사는 “모른다”고 답했다.

또한 김 의원의 “증인은 교신만 했을 뿐 배가 계속 침몰하고 있다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는가”라는 물음에도 “기억이 안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 무슨 생각하고 있었던건가”라고 재차 다그쳤음에도 “기억이 안난다”고 말할 뿐 이었다.

박민수 새정치연합 의원 역시 강 항해사를 향해 “진도 VTS와 교신하며 승객을 빨리 탈출시키라는 말을 듣지 않았나”라며 “또한 증인은 재판과정에서 승객 구조는 해경 몫이라고 했나 안했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강 항해사는 또 “못 들었다. 기억이 없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와 같은 강 항해사의 답변에 “모든 자료를 갖고 답변하는데 기억이 없다고 한다” 며 “선장과 선원은 승객들을 위해서 구조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승객 구조는 해경 몫이라고 진술할 수 있나”라고 언성을 높였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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