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수배 전단 뿌린 작가 체포 '영웅심리'?
퍼포먼스 전 페이스북에 "거지같은 세상에 역사의 희생자 될수도..."
팝아트 작가 이하(본명 이병하) 씨가 20일 서울 광화문 거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하하는 그림을 뿌려 경찰에 연행됐다.
경찰에 의하면 이 씨는 이날 오후 12시경 광화문 부근 동화면세점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박 대통령을 수배전단의 용의자로 비하하는 그림 4500여장을 뿌리고 내려오다가 체포됐다. 이 씨에게는 건조물침입죄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가 뿌린 그림에는 청와대를 배경으로 머리에 꽃을 꽂은 박 대통령이 화려한 무늬가 새겨진 한복을 입고 있다. 박 대통령 위에는 수배를 의미하는 ‘WANTED’, 아래는 ‘MAD GOVERNMENT’라는 다소 과격한 문구가 적혀 있다.
앞서 이 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립선이 떨리도록 두렵다. 나의 작가생명이 끝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 이 거지같은 세상에서 역사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무섭도록 두렵다”면서도 “까짓거 세상에 던져보자. 나의 신체가 구속될 수도 세상이 발칵 뒤집힐 수도 모른다. 그건 나의 몫이 아닌 세상의 몫”이라고 자신의 행위를 미화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씨는 지난 대선 때도 당시 박근혜 후보가 백설공주 옷을 입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사과를 들고 누워있는 그림을 거리에 붙여 기소됐지만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이 씨는 또 세월호 참사 발행 이후에는 한복을 입은 박 대통령이 개와 함께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전시회를 여는 등 지속적으로 정권을 풍자하는 그림을 그려 화제를 모았다.
현재 이 씨는 종로경찰서 강력계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씨가 (정권 비판) 퍼포먼스를 펼치기 위해 그림을 뿌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라 더 이상 구체적인 것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 “이 씨의 페이스북에 올라와 있는 내용이 전부”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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