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살포 앞두고 현지민 "고발" 충돌 예고

오는 25일 오후 1시 임진각서 전단 4만~5만 살포 예정

파주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정당 관계자들이 23일 경기도 파주시 파주시청앞에서 대북전단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북전단 살포를 예고하고 있는 보수단체와 막으려는 경기 파주지역 주민과의 충돌이 예상된다. 아울러 정부가 대북전단 풍선이 항공법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일축해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 등 보수단체는 오는 25일 오후 1시 임진각에서 전단 4만∼5만장을 대형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띄워 보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이에 임진각상인회 등 파주지역 주민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20여명은 23일 오전 11시 파주시청 본관 앞에서 대북전단 살포 저지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대북전단 살포 행위 대한 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촉구하는 한편 대북전단 살포에 따른 피해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관련법 제정을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일부 단체들은 한 번 와서 전단을 날리면 그만이지만 주민들은 심리적, 물리적, 경제적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며 "주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북전단 살포행위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비행금지구역인 휴전선 일대에서 대북전단을 날리는 행위가 항공법에 저촉되는 것은 물론 경찰직무법, 남북관계협력법 등으로도 제재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고소, 고발, 소송 등 합법적인 대응을 통해 주민의 생명과 안전 위협 등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특히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보수단체에 거듭 축구하는 한편 정부와 통일부에는 대북전단 살포 단체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요구했다.

권순완 임진각상인회장은 "북한이 연천지역에서 대북전단 풍선에 총격을 한 뒤 관광객의 발길이 한동안 끊겼었다"며 "주말이면 1만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임진각을 찾는데 대북전단을 살포한다고 하면 그날 장사를 접어야 한다"고 토로했다.

여기에 통일부 당국자가 이날 대북전단을 풍선에 달아 날리는 행위가 항공법에 저촉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한 결과 대북전단 살포용 대형 풍선은 항공법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대북전단 풍선은 지상 통제장치가 없다는 사유 등으로 인해 항공법 적용 대상인 초경량 비행 장치에 해당 되지 않는다는 것이 협의 결과"라며 "상식적으로 대형풍선은 바람의 방향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지상에서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광화문에서 청와대에 전단을 날려 보내려던 시민단체가 ‘비행금지구역’이라는 이유로 제지당한 것과 관련해서는 "광화문 지역에서 물체를 날리는 것이 적용대상인지는 소관 부처가 권위있게 답변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이어 북한이 전날 우리측에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조치'를 요구한 것에 대해 "북측은 자신들의 도발적 행동을 정당화하는 일방적인 주장을 그만두고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을 계기로 남북이 합의한 사항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보수단체의 이런 대북전단 살포가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실제로 북한 주민의 계도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거 영상 매체가 발달하기 이전에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21세기 현대사회에서는 그 효과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 방송에 출연해 "대북전단 살포는 당장 중단해야 한다. 동서독의 경우 70년대 초반까지 전단을 뿌리다가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아 (전단 살포를) 중단했다"며 "그로부터 20년 뒤에 동서독이 통일됐는데 전단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끊임없는 대화와 교류, 협력 때문에 통일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북 전단이 북한 주민을 각성시킨다고 하는데 이를 입증할만한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