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아저씨, 저는 좀 화가..." 협박편지 등장?

연세대와 고려대에 최경환 비판하는 대자보 등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한 대학생들의 ‘협박편지’가 연세대와 고려대에 등장했다. 지난해 12월 10일 고려대에 ‘안녕들하십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가 붙은 이후 거의 1년여만이다.

연세대와 고려대 학생들이 운영하는 20대 대안 미디어 ‘미스핏츠’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당 대자보는 지난 3일 서울 신촌 연세대 중앙도서관 앞과 안암동 고려대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 부착됐다.

모두 3장으로 구성된 해당 대자보의 제목은 ‘최씨 아저씨께 보내는 협박편지’이다.

대자보는 “최경환 아저씨, 저는 좀 화가 나있습니다. 부총리 대 대학생으로 말하지 말고 계급장 떼고 포장마차에서 만났다고 상상해봅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 뒤 20대가 겪는 다양한 문제들을 거론하고 있다.

대자보는 “청년이 자립할 수 있는 사회를 못 만들면 청년만 손해가 아니다. 우리가 취업 못하고 창업 망하고 집 못구하면 부모님 세대도 죽어난다”며 “청년이 사회의 허리인데 허리를 이렇게 끊으면 달릴 힘이 어디서 나는가”라고 반문했다.

대자보는 특히 “아저씨의 ‘정규직 과보호’ 발언은 제게 ‘일자리를 인질로 잡고 있으니, 정규직 이놈들 순순히 권리를 내놓아라’로 들렸거든요”라며 “저희는 정규직이 과보호돼서 불만인 게 아니라, 비정규직이 너무 보호 안 돼서 불만인데, 자꾸 아저씨는 '창의적'인 해법을 말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저씨, 우리가 고생고생해서 얻은 일자리가 '저질'이면 누가 제일 힘들지 생각해보세요”라면서 “우리도 힘들지만, 엄마 아빠한테 용돈도 못 드리고 내복 한 벌 못 사드리는 거라고요. 손자 볼 생각은 꿈에도 마시고요”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정말 계속 이러시면 곤란하다. 정규직 갉아먹고 '노동자 모두'는 얼마나 행복할 수 있습니까”라고 지적한 뒤 "다 같이 망하자는 거 아니면 우리 같이 좀 삽시다. 이건 권유, 애걸이 아니라 협박“이라고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