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정윤회 악연 도대체 언제부터?
박근혜 대통령 1998년 보궐선거로 정치권에 입문하면서 정윤회 다시 등장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 논란이 박지만 EG그룹 회장(56)과 정윤회 씨(59)의 정면 충돌로 치닫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놓고 혈육인 친동생과 수년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비서실장 사이에서 벌어지는 숙명적인 ‘악연’으로 비춰진다.
박 회장과 정씨 두 사람의 관계는 박근혜 대통령이 1979년 청와대를 나와 1998년 정치권에 입성하기 전까지인 이른바 ‘은둔기’부터 좋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박 대통령 곁에는 정씨의 전 부인인 최순실씨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 씨는 고 최태민 목사의 다섯번째 딸이다. 최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의 젊은 시절 멘토로 불리는 인물인 만큼 딸인 최 씨도 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었다. 당시 최 목사는 박 대통령을 등에 업고 각종 이권에 개입하다 박정희 정권 말기 각종 비리 의혹에 휩싸여 중앙정보부 등으로부터 내사를 받기도 한 인물이다.
반면 박 대통령 여동생인 박근령씨와 박 회장은 1990년 노태우 대통령에게 ‘박 대통령을 최태민 목사 손아귀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취지의 탄원서를 낼 정도로 최 목사 및 측근에 대해 적대적이었다.
당시 탄원서에는 이런 대목도 있다. “최 씨는 아버님 재직시 아버님의 눈을 속이고 우리 언니인 박근혜의 비호 아래 치부하였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최씨는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자신의 축재 행위가 폭로될까봐 계속해 저희 언니를 자신의 방패막이로 삼아 왔습니다.”
이 같은 악연에서 정씨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고 최태민 목사가 1994년 사망한 뒤 박 대통령이 1998년 보궐선거로 정치권에 입문하면서부터다. 정씨는 2002년까지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내다 이후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가 되면서 잠깐 물러났다. 그러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국회 입법보조원으로 활동하다가 다시 종적을 감췄다.
‘정윤회의 그림자’는 박 대통령 주변에서 어른거렸지만 실체는 확인되지 않고 있었다. 그 사이 2012년 대선 후 박 대통령은 친·인척 비리 차단을 위해 의도적으로 박 회장을 멀리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의 측근은 “청와대에서 박 회장을 너무 단속하니까 자연스럽게 그 배후에 ‘3인방’과 정씨가 있는 것으로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회가 여전히 비선라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루머는 끊이지 않았다. 오죽하면 지난 세월호 참사때 가라앉고 있던 의문의 7시간 동안 박 대통령이 정윤회를 만났다는 루머가 나돌 정도였다.
그리고 지난달 28일 청와대 정윤회 감찰 문건이 공개됐다. 이 문건에는 정윤회가 문고리 3인방과 함께 그림자 권력 행세를 하고 있으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을 의도적으로 퍼뜨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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