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정홍원 "가속페달" 이상민 "브레이크도"
마리나법·관광진흥법·서비스발전법 등 처리 요청
정홍원 국무총리가 7일 3개 상임위원장을 예방해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이 통과되도록 당부했다. 현재 경제활성화 법안 30건 중 14건이 계류돼 있는 가운데 12월 임시국회는 오는 14일에 마무리 된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맨 먼저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찾아가 “작년에 (법안 처리를) 도와주신 것에 대단히 감사하다”며 “크루즈법, 클라우드 발전법, 마리나항만법, 산재법 등이 많이 남아있는데 가속페달을 밟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이 위원장은 “크루즈법은 규제를 푸는 데 따른 위험요소가 있고, 사회풍속을 해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많다”면서 “마리나관련법은 자칫 환경과 자연을 훼손할 수 있어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어 “대통령이나 총리 등 정부 입장은 하고 싶은 구상대로 빨리하고 싶은 소망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국회는 우리 사회가 가속 페달을 밟는 부분도 있지만 브레이크 기능도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정 총리는 “걱정하는 부분이 없도록 열심히 할테니 감안하고 통과해달라”며 “금년 경기가 잘되면 위원장님 덕이다. 급하다”라고 답했다.
이 위원장은 “국회와 적극적으로 대화와 소통하는 것을 높이 평가하고 조금 일찍 오셨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국회에서나 해장국집에서나 자주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어려우면 총리께서 대신 대화를 해달라. 총리 집무실을 국회에 마련하도록 제안을 할테니까 국회에 매일 출근한다는 생각으로 비판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의원들과 소통 해달라”며 “박근혜정부가 잘못 되는 게 우리(야당)의 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과 환담을 마친 정 총리는 곧바로 새정치연합 소속 설훈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을 향해 이동했다. 현재 교문위에는 학교 주변에 호텔 신축이 가능하도록 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 등이 계류중이다.
정 총리는 설 위원장을 향해 “금년도 많이 도와달라”며 “잘할테니 관광진흥법을 통과시켜달라”고 요구했지만 설 위원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설 위원장은 “칼(KAL·대한항공)이 거기(경복궁 옆)에 호텔을 짓는다”라며 “칼하고는 상관없을 수도 있지만, 관광진흥법을 고친다고 하면 칼을 도와주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가 너무 굳은 자세 아닌가. 한파에 어려운 사람들을 생각해서 정치를 해야 한다”며 “교육 쪽에 있는 비정규직자가 37만명인데 그 분들에 대한 대책이 없고 그냥 폐기처분할 상태”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자 정 총리는 “많이 수정됐으니까 협조를 좀 해달라”며 재차 요청했다.
정 총리는 이어 새누리당 소속의 정희수 기획재정위원장을 만나 기재위 소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경제살리기 법안 통과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 의원은 “경제 관련 법이 좀 많이 뒷받침되면 (경기가) 굉장히 좋아질 것 같다”면서 “(법안에) 문제가 있으면 조금 수정해서 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밝혔다.
이에 정 위원장은 “안 그래도 고민을 많이하고 있다”면서 “경제 살리기 총론에 여야가 공감은 하지만 각론에 가서는 좀 어려운 점이 있지만 위원장으로서 잘 논의해서 좋은 안을 긍정적으로 만들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정 총리는 상임위원장들과의 면담 이후 당으로 복귀한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 해양수산부 장관 재임 당시 세월호 사태 수습에 앞장섰던 노고를 위로하고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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