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러닝메이트 보니...확실히 친박 대 비박 구도


입력 2015.01.28 16:13 수정 2015.01.28 16:18        조성완 기자

이주영-홍문종 vs 유승민-원유철, 판세는 안갯속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주영 원내대표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출마를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유승민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출마를 밝힌 원유철 의원과 함께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새누리당 차기 원내대표를 두고 맞붙게 된 이주영-유승민 의원이 28일 각각 수도권 국회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하며 양자대결을 확정했다. 일찌감치 양강구도를 형성한 두 의원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에 ‘친박계’ 홍문종 의원과 ‘비박계’ 원유철 의원을 각각 선택했다.

특히 ‘이주영-홍문종’은 친박계로, ‘유승민-원유철’은 비박계로 평가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경선이 계파간 자존심 대결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경선이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여전히 판세는 안개 속을 걷고 있다.

홍문종 “멸사봉공 자세로 대선 도약대를” 원유철 “선당후사, 선공후사의 심정으로”

이 의원과 손을 잡은 홍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새누리당과 우리가 만든 박근혜정부의 치어리더임을 자임하고 이 자리에 섰다”며 “3년전 추운 겨울날 국민에게 손가락을 걸고 약속하며 전당원이 하나 돼 선거운동을 펼쳤던 그 심정으로 돌아가도록 하나되는 일에 나를 던지겠다”고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은 “나는 개인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여의도와 청와대를 잇는 다리를 불사르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가족간의 손가락질로 저잣거리의 웃음거리를 사는 새누리당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나는 개인의 정치적 성공과 미래를 위해 당을 디딤돌로 삼거나 박근혜정부를 조롱거리로 삼지 않을 것”이라며 “멸사봉공의 자세로 당과 국가를 받들겠다. 다가오는 총선에 수도권의 열기를 모아 전국 정당으로서 다시 한번 도약하는 새누리당, 그리해 기필코 대선의 도약대를 새누리당과 함께 만들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초 원내대표에 출마하기로 알려진 것과 달리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의원이 수도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서 당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며 “이 의원과 함께 수도권을 하나로 아울러 전국정당으로 만드는 데 역할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곧이어 원 의원도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오늘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와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이 자리에 섰다”면서 “개인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선당후사, 선공후사의 심정으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최종 결심을 했다”고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20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심장인 수도권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수도권의 민심을 잡아야 한다”며 “집권 여당의 정책위의장으로서 또한 수도권 출신 중진의원으로서 당의 지역편중을 탈피하고, 새누리당이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돼 모든 국민들의 마음을 담아 내년 총선 승리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유 의원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원 의원은 특히 “4선의 강한 정책위의장으로서 정책이 강한 집권여당을 만들겠다”면서 “당과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설익은 정책들이 국민 여러분들께 혼선과 혼란을 드리지 않도록 당정협의를 정례화 하겠다. 당정청이 삼위일체가 돼 한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정책을 알리고, 민심과 함께 하는 강한 추동력을 가진 정책을 만들어내겠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은 이주영-유승민 의원 가운데 유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것에 대해 “지금 국민들은 우리 당에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변화와 혁신은 우리 새누리당을 통해서 지금 어려운 위기를 타개하라는 주문인 것 같다”며 “민생경제를 살려내고 산적한 국정현안을 힘 있게 추진하기 위해 유 의원과 같이 강력한 추진력이 있는 분과 함께 하는 게 좋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단골메뉴’ 박심과 다가온 총선 등 다양한 변수 속에 여전히 판세는 오리무중

원내대표 경선을 닷새 앞두고 양자구도는 형성됐지만 여전히 판세는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 특히 당내 주요 선거 때마다 불거지는 박심으로 인해 계파 갈등 조짐까지 보이면서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 말 그대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두차례의 원내대표 경선과 1차례의 전당대회에서 박심 논란은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후보자는 ‘내가 진정한 친박’이라는 주장을 펼쳤고, 비박계로 분류되는 후보자는 ‘나도 친박’이라는 논리로 맞서왔다.

집권 3년차를 맞은 박근혜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차기 총선을 책임져야 할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이번 경선에서도 박심 논란은 어김없이 불거졌고, 나아가 계파 간 대결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경선에서는 이 의원이 박심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해양수산부 장관에서 사퇴할 당시 박 대통령으로부터 “공직자로부터 참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게 발단이 됐다.

이 의원 스스로는 최근 한 라디오에 출연해 “대통령이 언급한 말은 세월호 참사 수습과정에서 열심히 했다는 평가의 의미로 나는 이해하고 있다. 원내대표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미 박심 논란에 불씨가 지펴진 후였고, 비박계의 공세도 시작됐다.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이 의원을 둘러싼 박심 논란에 대해) 지금 그것을 단정적으로 이야기할 순 없지만 지금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부분들이 그렇기 때문에 우려스러운 부분들이 있다”며 “우리들은 선거과정 속에서 검증을 해야 되고, 확인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경쟁상대인 유 의원도 이날 “친박의 핵심이라고 자처하는 일부 분들이 청와대를 팔아서 그런 징후들이 좀 보이고 있다”며 “나는 대통령이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 정말 엄청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을 한다(SBS라디오)”고 강조했다.

다만 박심이 이번 경선에서 약이 될지, 독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을 치는 가운데 당 내에서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결국 이번 원내대표의 가장 큰 의무는 제20대 총선에서 승리라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당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박심이 경선에서 어떤 작용을 할지는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

원내대표에 출마한 두 의원이 러닝메이트로 수도권 출신 의원을 선택한 것도 결국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차기 총선을 승리로 이끌 적임자’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권의 표심을 적극 공략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홍 의원은 “원 의원도 수도권 의원으로서 수도권 의견을 모으는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경험이 있는 사람이 낫지 않겠는가”라며 “적재적소에 좋은 인재를 발탁해서 당과 국가를 위해, 대한민국의 역사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분들을 많이 수혈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당의 문을 활짝 열고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 의원도 “내년 총선에 있어서 수도권의 민심을 담아내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민생을 살리는 게 아주 시급한 현안이기 때문에 민생을 살리기 위한 수도권 정책을 만들기 위해 정책위의장으로 역할을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조성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