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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재보궐 앞두고 '한 곳 이기면 선방' 앓는 소리


입력 2015.03.03 11:31 수정 2015.03.03 11:39        이슬기 기자

여 "여권 강세 지역, 한 곳만 이겨도 선전" 성남 중원에 기대 커

야 "연대 불가 약속 지켜 야권 후보 난립, 몇 석 목표보단 최선"

여야가 하나같이 4.29 재보선에 본격 뛰어들면서 "한 곳만 건져도 선방"이라는 식의 엄살을 부리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야가 4.29 보궐선거를 두달여 앞두고 기획단 구성 등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양측 모두 ‘앓는 소리’가 한창이다. 새누리당이 세곳 모두 야권 강세지역이란 점을 들어 “한곳만 이기면 선방”이라고 주장하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야권 후보 난립으로 여당이 반사이익을 얻는다며 역시 같은 목소리를 내고 나선 것이다.

실제 새누리당으로서는 전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지역이었던 세곳 중 한곳에서만 승리하더라도 ‘예상 밖 선전’으로 충분한 동력을 얻을 수 있다. 연말정산 세금폭탄 논란과 이완구 총리 문제 등 악재가 이어졌지만, 야권 후보 난립 가능성이 높은 데다 자당 후보들의 지역 기반이 탄탄해 당내에서도 기대감이 높다. 아울러 박근혜정부 집권 3년차에 내놓은 청와대 인사 혁신 카드 역시 힘을 받게 된다.

새누리당이 ‘한곳’으로 방점을 찍은 곳은 경기 성남 중원이다. 현재 새정치연합 내에서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과 은수미 의원, 정환석 지역위원장 등 5명의 후보가 몰려 과열 조짐을 보이는 반면, 새누리당은 단독공천을 신청한 신상진 전 의원을 일찍이 후보로 결정하고 발빠르게 선거에 대비하고 있다.

특히 신 후보가 이 지역에서 17·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며, 19대 총선에서는 야권연대 후보였던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불과 654표 차이로 낙선했던 만큼, 이번에는 승리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 역시 오는 19일 가장 승산이 있다고 평가되는 성남 중원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해당 지역 민심 얻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반면 이번 보궐선거가 문재인 신임 대표 체제의 첫 시험대로서 막중한 의미를 갖는 새정치연합의 경우, 앞서 ‘야권 연대 불가’를 천명한 만큼, 후보 난립이라는 방패막이를 앞세워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실제 한 의원실 관계자는 “세 곳 다 이길 거란 확신도 없는데 문재인 대표가 ‘연대도 없다, 전략 공천도 없다’고 공언까지 해놨으니 나중에 핑계거리라도 제대로 준비해놔야 하지 않겠느냐”며 “일단 대표가 약속 했으니 연대는 없을 거라 본다. 물론 쉽지는 않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렵다, 어렵다 해야 지지세도 좀 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지역은 성남 중원뿐이 아니다. 서울 관악을의 경우, 김희철 전 의원과 정태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오는 14일 경선을 앞두고 있고, 새누리당에서는 ‘젊은 토박이’ 이미지를 내세운 오신환 현 당협위원장이 나선 가운데, 노년층의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하는 재·보선의 특성상 결코 야당에 좋은 구도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이 지역 의원이었던 이상규 전 진보당 의원이 19대 총선 당시 오 후보를 상대로 38.2%대 33.3%라는 성적을 거둬 겨우 4.9%p차이로 승리했던 것 역시 새정치연합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이유다.

그나마 텃밭이었던 광주 서을 지역조차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새정치연합 후보로 출마하지 않겠다”고 탈당을 시사하면서, 야권 후보끼리 싸워야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현재 야권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검토 중인 천 전 장관을 비롯해 새정치연합 소속 김성현 전 광주시당 사무처장과 김하중 전남대 로스쿨 교수, 조영택 전 의원이 접전을 벌일 전망이다.

한편 새정치연합 선거기획단 부단장을 맡은 이춘석 전략기획본부장은 2일 기획단 첫 회의를 앞두고 “세곳 모두 야권 지역이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결코 쉽지 않은 선거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몇 석 확보를 목표로 하는 것보다는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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