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부임 후 비서실장 온 것 처음" 이병기 "소통문제 유념하겠다"
국회, 취임인사차 방문한 이 실장에게 소통 강조
정의화 국회의장은 3일 이병기 청와대 신임 비서실장에게 “내가 부임한 후 청와대 비서실장이 내 방에 온 것이 처음”이라며 뼈 있는 한마디를 던졌다. 사실상 청와대의 소통부재를 지적한 것이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한 이 비서실장가 만나 이같이 말한 뒤 “그 동안 힘든 일이 많이 있어서 충분히 이해한다. 이번에 와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지난해 12월 2일 올해 예산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돼 국가의 가장 중요한 예산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끔 했다”며 “이완구 총리 인준도 양심껏 투표해 통과시켜줬고, 비서실장도 부임해 이제 탄탄하게 (국정운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한다. 1앞으로 잘 해서 나라가 번영이 되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이 비서실장도 “지난해 처음으로 예산안을 기간 안에 처리해 국회가 제대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고, 이 총리 인준 처리 때도 여러 가지 힘을 쓴 것을 알고 있다”면서 “아마 역대 의장 중에서도 굉장히 존경받는 의장으로 남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이 비서실장은 이어 “청와대에서도 의회와의 소통을 기대한다. 소통문제를 유념하고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무성 “장고 끝에 홈런 쳐서 마음 푸근하다” 이병기 “좀 더 긴밀한 소통 하겠다”
이와 함께 이 비서실장은 이날 여야 지도부를 만나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소통 부족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새누리당 당대표실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만나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특히 당청간 협조 관계를 강조했는데, 그동안 소통을 안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해가 있는 점도 있어 이를 풀고 긴밀한 당청간 소통을 약속하고자 찾았다. 앞으로 더 낮은 자세로 당청간 협조가 잘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 대표는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는 말이 있는데 이번에는 장고 끝에 홈런을 쳐서 우리들 마음이 푸근하다”며 “이회창 총재 때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 때부터 같이 식구로 일했고, 박근혜 캠프 초기 멤버였기 때문에 감개무량하다”고 화답했다.
그는 “대통령 임기가 3년 남은 시점에서 당 대표, 원내대표, 청와대 비서실장이 과거에 훌륭한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도원결의를 한 심정으로 성공한 정권을 만들도록 적극 협조할 수 있는 체제가 갖춰진 것은 참 잘된 일”이라면서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일을 잘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유 원내대표도 “국정원장을 훌륭하게 잘 했는데 너무 (임기가) 짧아서 내가 한 말씀 한 것인데 섭섭하지 않으시죠”라며 농담을 건넨 뒤 “(원내대표 선출시) 매일 청와대와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유 원내대표가 매일 청와대에 연락한다고 했을 때 옆에 있던 이완구 총리에게 ‘한번 해봐라, 그렇게 되는가’라고 농담을 했는데 앞으로는 그렇게 되도록 해야 한다”며 의미심장한 농담을 던졌다.
이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도 당정 협조를 강조했기 때문에 경제활성화법과 개혁 법안에 대한 당의 협조를 구한다”며 “대통령이 제일 중요하게 강조하는 소통 역시 오해를 풀고 좀 더 긴밀한 소통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민의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되는대로 당에서 수집한 민의를 잘 받아서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일도 중요하다”면서 “당에서 가감 없이 민의를 대통령에게 전해 좋은 정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소통을 잘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병기 “국민여론 잘 들어 소통하겠다”
이 비서실장은 새누리당 지도부와 20여분간의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새정치연합 대표실에서 문재인 대표, 우윤근 원내대표 등과 만나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김영록 당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표가 “소통을 잘 하시리라 기대한다”고 말하자 이 비서실장은 “낮은 자세로 대통령을 보필하고 국민여론을 잘 들어 소통하겠다. 사심없이 마지막 자리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국정원의 정치중립 문제에 대해서도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경제문제에 대해서도 “경제 관료들의 보고에 너무 좌지우지 돼서는 안 된다”면서 “앞으로는 경제 관료들의 개발시대 논리만으로는 안 되기 때문에 야당 말에도 귀를 기울려 달라”고 당부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문 대표가 최근 제안한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말은 안했는데, 세종문화회관에서 말한 것은 상의해서 하겠다고 했다”며 “덕담 수준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것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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