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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이번엔 '낙하산-관피아' 논란 피할 수 있나


입력 2015.03.06 09:39 수정 2015.03.06 09:50        이충재 기자

신임 회장 선출 '내부냐, 관료냐'…'자가발전'도 솔솔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금융지주 건물 모습(자료사진)ⓒ농협금융

NH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 자리에 누가 앉을지 금융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임종룡 회장의 금융위원장 내정으로 공석이 된 농협 수장 자리를 두고 이미 물밑에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특히 ‘낙하산-관피아’ 논란을 피할 수 있을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그동안 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경제관료 출신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민간 출신 금융인사나 내부 인물을 CEO로 기용하는 금융권의 흐름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3년에도 ‘관치금융’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가 나서서 인선 절차를 중단시키는 등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선 여론의 뜨거운 비판에 잠시 숨을 고르고 있던 관피아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민간 금융회사와 유관기관 CEO에 민간-내부 인사들이 줄줄이 임명된 만큼 ‘이번에는 괜찮지 않나’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 유력 후보로 관료 출신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까지 구도는 외부 관료출신과 내부출신 전현직 CEO들 간 경쟁으로 압축되는 양상이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허경욱 전 OECD 대사,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 김태영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정용근 전 농협중앙회 신용대표, 김주하 농협은행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한 인사는 “농협 차기 회장을 청와대가 결정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 아니냐”며 “지금 거론되는 후보들이 다들 훌륭하지만, 정부에서 찍은 외부인사나 의외의 인물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농협금융이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 역시 금융권에선 ‘정부의 고민이 길어진다’는 말로 해석된다.

다른자리 노린 '자가발전' 인사들도 생겨나

최근 들어 금융권 신임 CEO로 ‘깜짝인사’가 내정되는 사례가 자주 나오면서 실제 가능성과 관계 없이 ‘자가발전’하는 인사들도 늘었다는 지적이다. 주변에 자신이 선임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흘리고 언론 등에 후보로 거론되는 방식이다. 당장 선임 여부 보다는 일단 후보로 거론되면 ‘다른 자리’에서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반대로 유력 후보들 사이에선 언론에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후보 입장에선 하마평에 올라 미리 매를 맞을 필요가 없다. (최근 금융사 CEO인선에서) 깜짝 인사가 많았던 것이 아니라 후보가 숨어있었던 것”이라며 “언론에서 언급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도와주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최근 언론에서 유력 후보로 거론된 한 인사는 노조의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농협 노조는 특정 후보를 겨냥, “차기 회장은 단순한 명망만으로 농협금융을 이끌어 갈 수 없다”며 “졸속적인 신경분리의 단초를 제공한 장본인은 노조가 반대하는 부적격자”라고 비판했다.

한편 농협금융은 외부 서치펌에 50여 명의 후보군을 압축하는 작업을 의뢰했고, 이르면 다음주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 구성을 위한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작업에 착수한다. 회추위는 농협중앙회 회장이 추천한 1인과 사외이사 2인, 이사회 추천 외부 전문가 2인 등 총 5인으로 구성된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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