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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안 낼때마다 멍드는 수험생들 "도대체 언제까지?!"


입력 2015.03.19 11:10 수정 2015.03.19 11:18        하윤아 기자

EBS 연계 지문 출제 방식 변경 가능성 시사…수험생들 "어쩌라고"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 서울 풍문여고에서 수험생들이 수능시험을 기다리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교육부가 17일 내놓은 ‘수능 개선안’을 두고 수험생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사실상 영어 영역에서의 EBS 연계율이 변화될 조짐이 보여 수험생들의 촉각이 곤두서는 모양새다.

지난해 12월 구성된 수능개선위원회(이하 개선위)는 17일 오후 서울교대에서 ‘수능 출제오류 개선 및 난이도 안정화 방안’ 공청회를 열고 시안을 발표했다. 특히 개선위는 이날 EBS 교재 영어 지문 출제와 관련, 현재 3가지 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개선위가 제시한 세 가지 안은 △2017학년도 수능까지 현행 출제 방식 유지(1안) △EBS 교재 지문 단계적 축소(2안) △대의파악(목적·주장·주제 찾기)과 세부정보(지문과 일치하는 내용 찾기) 문항에 한해 EBS 교재 지문 응용(3안) 등이다.

개선위는 수능과 EBS 교재의 연계율을 단기간에 바꾸면 수험생들의 혼란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 현 고2학생들이 치르는 2017학년도 수능까지는 현행 연계율 70%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육부도 ‘대입 전형 3년 예고제’에 따라 2017학년도까지 EBS 연계율을 70%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다만 개선위는 현행 연계율을 유지하더라도 EBS 교재의 지문을 수능에 ‘그대로’ 활용하는 문항의 비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영어 영역은 읽기평가 문항의 70%를 EBS 교재 지문에서 그대로 옮겨 출제하고 있다.

이는 일부 학생들이 EBS 교재에 등장하는 영어 지문의 한글 해석본을 암기하는 식으로 공부하고 있어 사실상 학생들의 독해 능력이 향상되지 않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에서 비롯됐다. EBS 지문의 해석본만 외워도 문제를 풀 수 있을 정도라 영어 교육의 본질이 흐려지는 ‘왜곡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개선위는 오는 20일 전남대에서 추가로 공청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께 세 가지 개선안 중 하나의 안을 최종적으로 결정, 당장 2016학년도 수능에 도입할 예정이다.

정부는 2안과 3안 가운데 하나로 결정돼 EBS 영어 지문이 그대로 출제되는 비율이 줄어들더라도 EBS 지문과 유사한 내용의 지문을 출제하거나 EBS 지문과 다른 지문을 결합하는 방식을 취해 70% 연계율은 그대로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발표대로 연계율 70%가 그대로 유지된다하더라도 2안, 3안이 이번 수능에 도입된다면 실질적으로 문제 출제방식이 바뀌는 셈이라 수험생들의 입시전략에 혼선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당장 EBS 교재 공부에 치중하던 고2, 고3 수험생들은 새로운 지문을 되도록 많이 접해 독해력·응용력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2018년도 이후 수능 출제 방향과 EBS 연계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아 고1 이하 학생들은 올해 말 발표 예정인 교육부의 방안을 지켜보고 향후 입시전략을 새롭게 강구해야 한다.

실제 개선위 시안 발표 직후 국내 포털사이트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관련 글이 속속 올라왔고, 이 같은 방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한 수험생들의 댓글도 연이었다. 대체로 수험생들은 개선안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표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2004년 개설돼 약 2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수만휘’ 게시판에 올라온 ‘EBS 연계율 70% 유지’ 관련 글에서 수험생들은 “지문을 외워도 소용없다는 소리인가?”, “무작정 지문 외우지 말라는 그런 얘기 같은데”라며 개선위 시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혹은 혼란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수험생은 “지문을 비슷하게 낸다는 말이 너무 모호하다”며 “그냥 지문 한 줄만 같고 완전히 다른 내용인 것도 비슷하다고 해버리면 할 말이 없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밖에 일부 수험생들은 “하나의 속임수”, “괜히 교란하는 것”, “자나 깨나 뒤통수 조심”이라며 개선위가 내놓은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입시제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재수생들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재수생은 “지문 연계를 줄인다는 말이 참 불길하다. 지문 내용을 기억해놨는데 수능 때 뒤통수치면 괜히 시간만 날린 꼴이니 안할 수도 없고 참”이라며 씁쓸해했고, 또 다른 재수생 역시 “차라리 EBS (연계를)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네티즌 사이에서도 불만이 새어나왔다.

네이버 아이디 ‘juhe****’은 “이러면서 또 바꾸지 말길 진짜 수험생 입장으로 화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아이디 ‘ddun****’은 “무슨 입시 제도가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나”라고 개선안의 대책이 못마땅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이디 ‘cdi0****’ 역시 “진짜 고3의 입장으로서 짜증나게 연계연계 하지 말고 전과목 연계 0%로 바꿔버렸으면 좋겠다”고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네이버 아이디 ‘somu****’은 “정해진 교재를 공부하면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지”라며 “이렇게 뭐가 바뀔지 불안하게 하면 어찌 공부를 할 수 있을까”라고 시시각각 교육부가 내놓고 있는 수능 개선안에 대한 수험생들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대변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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