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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김성근 감독도..’ 한화, 어느 쪽이 이길까


입력 2015.03.20 10:43 수정 2015.03.20 10:48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시범경기 2승 7패로 신생팀 kt보다 뒤진 꼴찌

실전 선언 롯데전 0-12 대패..패배주의 우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가 시범경기 꼴찌에 머물고 있어 팬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가 시범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화는 20일 현재, 2승 7패로 시범경기 꼴찌에 머물고 있다. 올해부터 1군에 합류한 신생팀 kt 위즈보다 못한 성적이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아 3년 만에 프로야구 무대로 복귀하면서 한화는 자연스레 화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지난 겨울부터 과감한 전력보강과 강도 높은 지옥훈련을 통해 '올해는 뭔가 다를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기 충분했다.

하지만 막상 시범경기에 들어서면서 한화는 공수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삐걱거리고 있다.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며 애써 위안하던 한화 팬들도 부진이 이어지면서 조금씩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급기야 지난 19일 롯데전에서는 무려 0-12로 대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롯데전은 이전의 시범경기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김성근 감독이 이날 경기부터는 정규시즌과 다름없는 '실전처럼 운영하겠다'고 선언한 경기였다. 하지만 시작부터 분위기는 김성근 감독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앞선 두 경기에서 호투했던 한화 선발 탈보트가 5.1이닝 동안 홈런 포함 7안타를 맞고 7실점했다. 1회 4실점한 뒤 2회부터 5회까지는 무실점 호투했으나 6회에만 홈런 2방을 맞고 무너졌다.

한화는 현재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이 자기 관리 미숙으로 2군에 머물고 있는 데다 선발자원인 쉐인 유먼도 시범경기에서 난타를 당하고 있다. 그나마 믿을만하던 탈보트마저 흔들리며 외국인 선수 구성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졌다.

타선도 극심한 빈공에 시달렸다. 한화 타선은 이날 단 1명의 주자도 2루를 밟지 못했다. 6안타를 치고도 연속 출루가 전무했고, 선두타자 출루도 단 한 번뿐이었다 그나마 최진행과 지성준이 멀티히트로 기록했다는 게 위안이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김성근 감독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다.

모든 면에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꼴찌를 차지한 옛날 한화로 돌아간 인상을 줬다. 경기가 끝나고 온·오프라인에서 지켜본 팬들 사이에서는 "천하의 김성근 감독이라도 한화를 바꾸는 일은 어려운가 보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후 바로 선수들을 소집해 특타를 지시하며 직접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과거 SK 시절에도 김 감독이 경기 후 직접 그라운드에 나서는 일은 많지 않았다. 정식 시즌 개막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드러낸 선수들에게 경고의 의미가 담겨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범경기 성적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한화를 보는 걱정 어린 시선은 과연 이 상태로 정규시즌에 들어간다고 한화의 전력이 갑자기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이다. 한화는 현재 시범경기 들어 팀 타율 0.226로 8위, 팀 홈런도 9경기에서 고작 1개에 그치며 꼴찌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한화는 현재 부상 선수가 많다. 주전 2루수 정근우는 스프링캠프 때 턱 부상으로 시범경기에 출장하지 못하고 있고, 포수 조인성 마저 종아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있다. 김성근 야구의 구심점이 돼야할 베테랑들의 부재는 한화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을 키운다.

한화의 고질병은 한대화-김응용 등 전임감독들 역시 뼈저리게 체험했던 부분이다. 진정 두려운 것은 당장의 성적보다 자신감을 잃고 '이번에도 안 되는구나' 하는 패배주의에 휩싸이는 것이다.

대표적인 훈련지상주의자인 김성근 감독은 '진정한 땀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믿고 있는 지도자다. 김성근의 '훈련'이 이길까, 한화의 '패배주의'가 이길까. 한화에 진정 두려운 것은 바로 이러한 '내부의 적'을 극복하는 싸움에 달렸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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