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2개' 지소연, 이것이 에이스다
여자대표팀, 러시아와 평가전서 골 결정력 때문에 답답
시차적응도 힘든 지소연 투입 후 두 번 슈팅으로 결승골
'지메시' 지소연(24·첼시 레이디스)이 에이스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잉글랜드에서 귀국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 9시간의 시차 적응은 물론 장시간 비행으로 인한 피로도 풀지 못한 상태였지만 이마저도 이겨냈다.
지소연은 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서 벌어진 인천국제공항공사 후원 여자축구대표팀 친선경기 러시아전에서 후반 29분 교체 출전한 뒤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을 뽑아내며 1-0 승리를 이끌었다.
73경기에서 37골을 넣으며 자신이 갖고 있는 A매치 통산 최다득점 기록을 늘렸다. 여자 A매치 역대 최다출전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지소연은 해결사로서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입증했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에는 지소연 외에도 정설빈(25), 유영아(27·이상 인천 현대제철), 여민지(22·대전 스포츠토토), 박은선(29·로시얀카) 같은 득점력 있는 공격수가 있다.
하지만 박은선은 훈련 도중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었고 정설빈, 여민지, 유영아는 결정력 부재를 드러냈다. 모처럼 A매치를 치른다는 긴장감이 몸을 굳게 만들었고 패스 미스도 잦았다. 이런 상황을 정리한 것이 바로 지소연이었다.
단 2개 슈팅으로 해결한 지소연
러시아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한국이 만날 브라질을 대비한 가상 상대였다. 모두 체격조건이 뛰어나다. 다만, 브라질보다 기술에서 다소 떨어지고 스피드도 느리다. 그래도 강한 몸싸움을 벌여야 하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에는 좋은 상대였다.
하지만 한국은 스피드가 떨어지는 러시아의 수비 라인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빠른 측면 돌파와 골문 쪽으로 날카롭게 침투했지만 슈팅 기회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후반에는 전반보다 더 많은 기회가 찾아왔지만 결정은 짓지 못했다.
후반 29분 지소연이 투입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지소연은 투입된 지 3분 만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가는 슈팅으로 러시아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지소연은 비행기에서 내린 지 30시간도 되지 않은 몸상태로 러시아의 수비진을 마음껏 뒤흔들었다.
결국, 골도 지소연 발끝에서 나왔다. 왼쪽 골대를 맞고 흐른 공을 잡은 여민지가 골지역 중앙에서 지소연에게 패스를 전달했고 지소연은 이를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결정지었다. 20여분 동안 뛴 지소연은 단 2개의 슈팅만으로 러시아전 승리를 따내는 주역이 됐다.
윤덕여 감독은 지소연 활약에 대해 “지소연은 개인 능력이 워낙 출중한 선수라 기존 선수들과 호흡 문제는 전혀 없다”며 칭찬했다. .
자신에 대한 칭찬과 찬사가 이어지지만 지소연은 아직 만족을 모른다. 지소연은 "러시아와 경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한 브라질과 만나야 한다. 체력적으로, 전술적으로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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