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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KT, 왜 초보 조동현 택했나


입력 2015.04.08 10:48 수정 2015.04.08 10:5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베테랑 감독 뒤이어 계약기간 3년 깜짝 발탁

전창진 그늘-팀 리빌딩, 녹록치 않은 환경

부산 KT 사령탑으로 선임된 조동현. ⓒ 부산 KT

프로농구 부산 KT가 울산 모비스 조동현 코치(39)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

2009년부터 6시즌 팀을 이끌어왔던 전창진 감독과 최근 결별한 KT의 차기 감독을 놓고 여러 소문이 무성했다.

당초 신선우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총재대행, 안준호 전 삼성 감독 등 베테랑급 감독군도 물망에 올랐지만 KT 구단은 훨씬 젊고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이라는 연결고리가 있는 조동현 감독을 선택했다. 계약기간은 3년이고 연봉은 비공개로 알려졌다.

조동현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고양 오리온스 조상현 코치와 쌍둥이 농구스타로 유명세를 떨쳤다. 두 형제는 초·중·고·대학까지 함께 한솥밥을 먹었지만 프로 진출 이후로는 진로가 엇갈렸다.

현역 시절 조동현 감독은 형의 그늘에 다소 가린 편이었다. 조상현 코치는 프로 1순위 출신으로 2000년대 초반 KBL을 대표하는 슈터로 활약했다. 1999-00시즌 SK의 우승 멤버이자 국가대표에서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반면 조동현 감독은 수비와 팀플레이 등 궂은일을 도맡는 블루워커형 선수에 더 가까웠다. 대표팀과도 크게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특유의 꾸준하고 성실한 플레이스타일을 바탕으로 부상에 발목이 잡혔던 형에 비해 선수생활 말년에는 오히려 조동현의 활약이 더 빛났다.

지도자로서는 동생이 형보다 먼저 감독의 반열에 오르는데 성공하며 앞서나가게 됐다. 조동현 감독은 2013년까지 KT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며 은퇴까지 함께했던 프랜차이즈스타 출신이다. 젊은 지도자를 선호하는 KBL의 추세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조동현 신임감독의 선임은 팬들 사이에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참신한 인물이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지도자로서 지나치게 일천한 경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은퇴 후 모비스에서 코치 경험을 쌓았다고는 하지만 그 기간이 짧았다.

1976년생인 조동현 감독은 현역 최고령 선수인 문태종(LG)보다는 오히려 1살이 어리고, KT 팀 내 최고참인 송영진과도 2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1998년 당시 최연소였던 유재학 감독(모비스)을 제외하면 40세 이전에 정식 감독에 오르는 것은 KBL에서도 흔치 않은 일이다.

공교롭게도 비교대상이 되는 전임자가 KBL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전창진 감독이라는 점도 조동현 신임감독이 넘어야할 벽이다. 전창진 감독은 최다승 2위(426승)를 기록 중인 명장으로 KT에서도 6년간 정규리그 우승 1차례 포함, 4번이나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와 잦은 구설로 재계약에 실패하긴 했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전창진 감독과의 재계약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KT는 다음 시즌 우승 전력이라기보다는 리빌딩을 목표로 해야 하는 팀이다. 조성민을 제외하면 각 포지션에서 리그 정상급이라고 할 만한 선수가 없다. 초보 지도자가 첫 시작무대로는 녹록치 않은 환경이다. 조동현 감독은 올 시즌 김영만-이상민-이동남 등 초보 감독 선배들의 시행착오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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