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이완구 “성완종과 단 둘이 만난 적 있지만...”


입력 2015.04.15 16:16 수정 2015.04.15 16:32        문대현 기자

<대정부질문>"원내대표로서 만난 것일뿐 사적인 이야기 없어"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인 이완구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으로 들어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완구 국무총리는 15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정치 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성 전 회장과 단 둘이 만난 적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간 이 총리는 성 전 총리와 따로 만난 적은 없다고 부인해왔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에 나선 이미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성 전 회장과 만났던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자 “원내대표 시절 2014년 6.4 지방선거 공천문제와 본인의 선거법 문제로 수차례 만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같은 당 동료 의원으로서 만난 것일 뿐 아무리 동료라도 사사롭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석에서는 “진실을 말하세요!”라는 고성이 터져 나왔다.

성완종 질문만 한 새정치, 성완종만 뺀 새누리

한편, 야당은 이틀째 ‘성완종 리스트’에 포함된 이 총리를 향해 공세를 이어간 반면 새누리당은 해당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해 대조를 이뤘다.

이 의원은 “이미 이 총리는 도덕적, 정치적으로 국정을 총괄할 명분도 동력도 잃었다. 정말 착잡한 마음이며 이 총리에게는 경제 질의를 하지 않겠다”라며 질의 시간의 3분의 2 가량을 이 총리와 성 전 회장과의 관계를 규명하는데 할애했다.

이 의원은 “곧 검찰에 의해 피의자 신분이 될 총리를 상대로 대정부질문을 준비하는 이 기막힌 상황을 국민들이 보고 있다”며 “왜 하루가 지나면 들통이 나는 거짓말을 계속 하고 계신지 참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라고 이 총리를 코너로 몰았다.

그는 또 ‘이 총리의 거짓말 시리즈’라는 자료를 선보이며 그동안 이 총리가 대정부질문에서 한 해명이 바뀌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2012년에는 투병중이어서 대선에 관여하지 못했다고 했는데 충남 천안 유세 연설이 공개됐고, 후원금을 한 푼도 받은 적 없다고 했지만 선거사무소에서 3천만원을 줬다는 말이 나왔다”라며 몰아붙였다.

이어 “성 전 회장과 2년 동안 송사를 하는 등 험한 관계이어서 만난 적도 별로 없다고 했지만 ‘성완종 다이어리’에는 이 총리 이름이 23차례나 등장하고 있다”며 “이런 답변을 하고 있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같은 공세에도 불구하고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절대 돈을 받은 적이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리는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4일 부여·청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자신에게 선거자금 3천만원을 전달했다고 밝힌 것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다.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해) 그런 사실이 없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4월 4일은 국회의원 후보로 등록한 날이고, 충남도지사 재직 시 추진했던 충청남도 도청 준공식이 열리는 날이었다”라며 “당시 2시부터 3시 반까지 준공식에 참석한 후 부여로 돌아갔는데 많은 언론인과 지인들이 4~50평 되는 사무실에 모였던 상황이라 누구를 만났는지 기억하지 못한다”라고 해명했다.

또, 이날 한 언론에 공개된 성 전 회장의 비망록에서 이 총리와 23번 만났다는 사실에 대해 “원내대표와 지방선거 공천을 결정하는 비대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지난 1년 2개월 동안 만난 것”이라며 “동료 의원끼리 안 만날 수는 없다. 그러나 사사롭게 개인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인에게는 송구스럽지만 사자의 일방적 진술로 한 나라의 총리가 기정사실화된 상태로 진행되는 것은 옳지 않다. 어제 표현이 격하지만 ‘목숨을 내놓겠다는 말’을 할 때 얼마나 고민했겠나”라며 “인간 이완구로서 대단한 표현을 한 것이다. 이 사건은 철저히 수사될 것이라는 정도에서 이해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반면 김태환 새누리당 의원은 철저히 경제 정책과 관련된 발언으로 일관했다. 첫 질의에 나선 김 의원은 이 총리를 향해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적인 발전을 지적하며 “지방을 살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지방이 없는 수도권은 존재할 수 없다”라며 “(수도권의) 규제 완화는 절대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그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형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차례로 불러내 ‘한-중 FTA 내 농업분야’, ‘담뱃값 인상’ 등 경제 현안들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이어 단상에 오른 같은 당 유재중 의원도 “‘성완종 리스트’ 때문에 시끄럽고 모든 것이 함몰되는 것 같은데 청년실업난과 경제 회복 등도 굉장히 중요하다”며 경제 분야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이처럼 여당 의원들이 민감한 이슈를 건드리지 않으며 피해가는 모습을 보이자 일부 야당 의원들은 질의 도중 자리를 벗어나 퇴장하는 바람에 본회의장에는 빈 자리가 속출했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문대현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