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도우미' 김문수-오세훈 웃고, 안철수 울었다
김문수는 신상진, 오세훈은 오신환 지원유세 결실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었던 4·29 재보궐선거가 결국 새누리당의 대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도우미’ 역할을 했던 ‘김문수-오세훈-안철수’ 등 여야의 차기 대권주자들도 엇갈린 성적표를 손에 쥐었다.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장은 이번 재보선에서 경기 성남 중원 지원유세에 집중했다. 그는 지난달 19일 해당 지역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선거기간 내내 지역을 누비며 바닥 민심을 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7·30재보선에서도 ‘재선의 경기지사’라는 장점을 내세워 경기도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 집중 지원유세를 펼쳤다. 결과적으로 경기 평택과 김포, 수원병(팔달)에 출마한 새누리당의 정치신인들이 모두 새정치민주연합의 손학규-김두관-정장선이라는 거물급 인사들을 상대로 모두 승리한 것은 물론 수원을(권선)에서도 정미경 의원이 당선됐다.
이번에도 신상진 새누리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김 위원장의 지원유세는 사실상 성공하면서 경기도 내에서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다지는 결과를 이뤄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의 호남’으로 불리는 관악을에서 오신환 후보가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해당 지역이 한번도 새누리당에게 승리의 미소를 지어준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는 어느 때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오 전 시장은 오신환 후보와 함께 일찌감치 ‘오 브라더스’를 이루고 선거기간 내내 관악을 곳곳을 누볐다. 지난달 26일 선거대책위 발대식에서는 “이제 드디어 관악에 인물이 하나 나올 것 같다. 오 후보와 (내가) 닮지 않았나”라고 오 후보를 추켜세우며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지난 2011년 주민투표 패배로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했던 오 전 시장은 이후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그의 사퇴로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서울을 내줬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그의 운신 폭은 더욱 줄어들었다.
최근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기의 움직임을 보여 온 오 전 시장은 오 후보의 도우미 역할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복귀의 신호탄을 쐈다. 내년 총선에서 여의도 복귀에 성공하면 차기 대권주자의 반열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도우미 중 가장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든 인물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다. 지난해 7·30 재보선의 참패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던 그는 이번 선거에서도 도우미 역할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더욱 줄어들 처지에 놓였다.
안 의원은 “어려운 선거를 치르는 당을 돕는 게 도리”라며 재보선 초반부터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주로 수도권인 서울 관악을, 인천 서·강화을, 경기 성남 중원을 연이어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해당 지역 후보가 모두 패배하면서 ‘안철수’라는 이름이 예전만큼 유권자에게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만 재확인했다. 더구나 지난 2012년 대선 중도사퇴에 이어 새정치연합을 창당한 이후 연이어 선거에 패배하면서 정치적으로도 상당한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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