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민크로스DMZ' 행사 주축은 미주 '반정부 친북' 세력?
<단독>주도 인사, 노길남과 '연대' 신은미 강연 개최
LA 반정부 집회 참석… "6.25는 조국해방전쟁" 행사도
미국에 거주중인 교포들의 주도로 결성된 ‘위민크로스DMZ’(Women Cross DMZ, 이하 위민크로스)가 한반도 비무장지대를 종단하는 행사를 추진 중인 가운데 해당 단체가 '반정부 친북' 성향의 인사들이 주축으로 결성돼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민크로스가 진행하고 있는 행사는 미국 유명 여성 인권운동가인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메어리드 매과이어·리마 보위 등 역대 여성 노벨 평화상 수상자도 참석할 예정이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DMZ종단 행사는 AOK(Action for One Korea)라는 단체의 정연진 대표가 실무를 맡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대표는 올해 초 AOK 신년모임을 통해 ‘세계 여성 평화활동가, 리더들의 DMZ 종단계획’을 공개하고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정 대표가 대표적인 해외 종북매체인 민족통신의 노길남 대표와 직접적인 인연이 있고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강제 추방당한 신은미 씨를 비호하는 활동에 앞장서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특히 북한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AOK는 신은미 씨 등 북한에 우호적이고, 방북 경험이 있는 인사들을 통해 미국 교포 사회에서 교민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민족통신에 따르면 실제 정 대표는 지난 2013년 11월 21일 신은미 씨를 초청해 '북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한 바 있다.
이와 동시에 정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 사퇴시위 및 반정부 시위에 수시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정 대표는 지난 2013년 LA에서 벌어진 '부정당선 1년, 전 해외동포 동시 촛불시위'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박근혜 퇴진', '국정원 해체'들의 깃발이 등장했다.
아울러 정 대표는 지난 2월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돌리며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에도 참석, '박근혜 퇴진' 피켓을 들기도 했다.
또한 민족통신의 지난해 3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정 대표가 주최한 AOK 창간 1주년기념 행사에는 참석자들이 ‘6.25전쟁’을 ‘조국해방전쟁’으로 표현하면서 6.25전쟁에 대한 북한의 책임을 희석시키거나 한국의 정체성을 무시하는 발언들이 오갔다.
특히 정 대표와 함께 강연 패널로 동석했던 전순태 씨는 "남한은 처음부터 친일에 뿌리를 둔 세력이 장악했지만 북쪽은 항일투쟁세력이 장악해 건설한 나라"라며 한국의 정체성을 격하시켰다.
아울러 정 대표는 지난해 노길남 민족통신 대표의 칠순잔치에도 참석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4년과 2009년에는 민족통신을 후원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1월 2일 민족통신의 '신년인사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인사글에는 정 대표가 민족통신의 후원자로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시 해당 인사글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유럽, 일본 등지의 동포들이 민족통신에 3만 1020달러를 후원했다. 지난 2004년에도 정 대표는 민족통신에 150달러 가량의 후원을 한 바 있다.
KPI(Korea Policy Institute)의 공동설립자이자 이번 DMZ종단 행사의 공동기획자인 크리스틴 안 씨도 북한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인사 중 하나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로렌스 펙 자유민주연구원 미국 대표는 본보에 이메일을 보내 “위민크로스 조직 구성원 가운데 북한을 옹호하고 대한민국을 헐뜯는데 골몰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그들은 재미 친북 조직의 구성원이자 노길남이나 윤길상 등과 같이 노골적으로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지지하는 자들”이라고 꼬집었다.
펙 대표는 “크리스틴 안의 경우 북한인권법 제정에 격렬하게 반대했던 사람”이라면서 “크리스틴 안과 그의 추종자들은 미국에서 북한 인권운동가들을 격렬하게 비난하고 북한에는 인권유린이 없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안보 시민단체인 블루유니온의 권유미 대표도 본보에 “정연진 대표는 노길남 대표가 박 대통령을 ‘XX’라고 발언한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바 있다”면서 “또한 북한의 실상을 알린다면서 신은미 씨를 데리고 강연을 다니는 인물이다. 대통령 사퇴 촉구 집회에도 참여하고 리퍼트 피습 현장에도 초청장 없이 있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그는 (이적단체인) 범민련과 비슷한 노선을 추구하고 있으며 북한이 핵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세력과도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DMZ행사는 정연진 대표가 주도하지만 겉으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친북 색채가 짙은 인사들이 기획한 행사에 미국의 유명 인권운동가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을 끌어들인 것도 행사를 주도한 인사 및 단체의 성격을 희석시키기 위한 기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본보에 “크리스틴 안 씨가 공동 설립한 KPI는 자신들 자체적으로는 ‘한국정책연구원’이 아닌 ‘조선정책연구원’이라고 불리고 있다”면서 “30여명의 여성들이 참석한다고 하는데, 글로리아 스타이넘, 메어리드 매과이어, 리마 보위 등의 얼굴을 보고 모인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유 원장은 “DMZ 종단행사를 기획한 종북은 ‘평화’를 대의 명분으로 글로리아 스타이넘, 메어리드 매과이어, 리마 보위 등을 꼬득인 것”이라면서 “하지만 결국 이는 북한의 DMZ무력화 전략이 미주 종북 세력에 영향을 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일부는 DMZ 종단행사와 관련, 유관부처와 협의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판문점 도보 통과 등을 포함한 문제에 대해서 유관부처와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일부 언론에서 그런 문제(종북)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친북 인사 부분에 대해선 전체적인 행사내용 등과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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