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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이재명의 '내맘대로 공개'에 당사자들 후폭풍


입력 2015.06.23 09:04 수정 2015.06.23 09:06        김정욱 기자

"전화 한통화 없이..." 의료인과 가족의 개인정보 묻지마 노출

사진 왼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데일리안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메르스 환자를 진료·간호하다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료진을 공개한 것에 대한 논란이 계속 커지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이 정보를 공개했던 해당 의료인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강한 불만과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이 시장의 행위에 대한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시장은 “국민을 위한 것 이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취하고 있어 정치적 논리로만 이번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박 시장이 메르스 판정을 받은 의사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지 이틀 뒤 이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메르스 1차 양성 판정 여성 의료진의 신상과 가족들에 대한 정보까지 공개해 파장이 일었다.

지난 4일 박 시장은 긴급기자회견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가 시민 1500여명 이상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했다”고 밝혔다. 또 이 시장은 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메르스 양성 판정 의료진의 직장과 사는 곳, 자녀들의 학교명까지 공개해 인권침해 등의 논란을 일으켰다.

의료인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도 문제가 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이들의 가족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이 의료인이 메르스 확산의 전파자인 것으로 오인되고 있는 실정이다.

박 시장으로부터 지목된 의료인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박 시장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시장은 의료단체인 의료혁신투쟁위원회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태다.

이 시장이 공개한 의료인 강모씨는 최근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 시장의 일방적인 신상공개가 무척 당혹스러웠다”면서 “우리 가족들에 대한 정보까지 공개해 가족들은 나쁜 사람처럼 됐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특히 강씨는 초등학생인 딸이 이번 신상공개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던 점을 강조하며 이 시장의 행위를 비판했다.

박 시장과 이 시장은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전이 우선이다”라며 자신들이 의료인을 공개한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어 비난이 끓이질 않는다.

특히 이 시장은 국민 안전을 주장하며 공적인 부분을 강조했지만 메르스 확진 의료인에 대한 정보공개 등을 자신의 SNS로 알려 그 적절성에도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적인 정보를 시청의 대변인실 등 공식적인 창구를 통하지 않고 개인의 소통공간인 SNS로 알린 게 옳은 일이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문화일보'가 지난 8일 이 시장이 공개한 의료인에 대한 인터뷰 내용을 보도하자 이 시장은 “문화일보가 창작소설을 썼다”며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이 시장은 “국민을 위해 메르스와 죽어라 싸우고 있는데 창작기사로 나를 음해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박 시장과 이 시장이 메르스 확진 의료인을 공개한 것을 비난하고 있다. 각 포털사이트에는 ‘메르스 환자 진료하다 메르스 감염 된 의료진은 격리를 시키는 등의 필요한 조치만 취하면 되지 이렇게 신상공개까지 필요한가?’, ‘지자체장들이 의료진을 공개하면 그 개인은 물론 가족들까지 피해를 볼 텐데 그런 부분은 왜 생각을 안 하는지 아쉽다’라는 등의 의견의 올라오고 있다.

최양오 중앙대 교수는 22일 데일리안과의 전화통화에서 “의료인의 신상 정보나 병원이름 등을 공개할 때는 나름대로의 원칙이 있는데 이번에 그 원칙이 깨진 셈이다”면서 “이번 메르스 사태와 같이 국가적 비상사태가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지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정욱 기자 (kj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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