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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끝내 버틴다면...청와대 다음 카드는 최경환?


입력 2015.06.30 14:19 수정 2015.06.30 14:33        최용민 기자

친박 압박 소강상태 청와대 여론 추이 관망중

정가 "이미 강 건너 사퇴만 남았다" 한목소리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다음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번 뱉은 말은 다시 주워 삼키지 않는 박 대통령 스타일상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을 번복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의화 국회의장이 오는 6일 박 대통령이 거부한 국회법 개정안을 재의하기로 결정했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재의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감사하다며 국회 정상화를 선언했다.

이처럼 정치권이 표면적이지만 다시 정상화 단계를 밟아가면서 새누리당 내에서 표출됐던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은 조금씩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일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분위기는 변한 모습이다. 지난 25일 의총에서 의원들의 재신임을 받았고 29일 있었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유 원내대표에게 사퇴를 압박하지는 않았다.

특히 유 원내대표는 이날 다음달 1일에 열리는 추가경정 예산과 관련한 당정 협의를 예고하며 자신의 길을 '꿋꿋이' 걸어갈 뜻을 밝혔다. 청와대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유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당정회의가 열리는 것이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내일(7월 1일) 추가경정 예산과 관련해서 당정 협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사전 보고를 받고 내일 당정 협의를 열어서 정부가 제출한 추경 예산안을 면밀히 검토한 후 국회가 신속히 처리 할 수 있도록 야당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는 당내 분위기는 물론 여론의 추이도 지켜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문제는 유 원내대표가 계속 버티기를 한다면 청와대도 딱히 유 원내대표를 더 이상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사실상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한번 뱉은 말을 다시 주워 삼킬 수도 없고 분위기가 반전되는 상황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을 더 밀어붙일 수 있을지도 난감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유 원내대표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점에서 유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압박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일 유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국회법 개정안을 야당과 합의해 정부로 이송한 것을 계기로 그를 비판하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까지 언급하며 사실상 유 원내대표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다시 국회로 복귀시켜 이런 상황을 정리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최 부총리가 국회로 돌아와 유 원내대표 사퇴를 압박하고 당내 분위기를 수습해야 된다는 것이다.

특히 최 부총리는 내년 총선 준비를 해야하는 상황에서 국회로 돌아갈 수 있는 충분한 명분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그러나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박 대통령이 최 부총리의 국회 복귀를 용인할지는 미지수다.

최용민 기자 (yong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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