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금단현상, 그들은 6개월도 못끊었다
당무위서 이용득, 느닷없이 정청래 재심사 상정 요청
민병두·박범계 "기습 표결, 법적 절차 무시" 퇴장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또다시 ‘막장 드라마’가 펼쳐졌다. 13일 당 혁신위원회의 혁신안 의결을 위해 열린 당무위원회에서 느닷없이 정청래 의원에 대한 ‘재심사 요구안’을 상정, 졸속으로 통과시킨 것이다.
당초 이날 당무위는 혁신안에 따른 당헌·당규 개정안을 안건으로, 오는 20일 중앙위에서 개정 여부를 최종 결정키 위해 소집된 자리였다. 문재인 대표도 이날 회의 전 모두발언을 통해 “혁신위가 지금까지 제안한 당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기 위해 오늘 당무위를 열게 됐다”며 개의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
이날 사태는 이용득 최고위원의 ‘돌발’ 안건 요구로 시작됐다. 회의 첫머리에 당 윤리심판원 간사인 민홍철 의원이 지난 5월 ‘공갈 사퇴’ 발언으로 당직 자격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은 정 의원의 징계 결과를 보고하던 중, 이 최고위원은 갑자기 손을 들고 “징계수위가 너무 과하다”며 징계 감경을 위한 재심사 요구안건 상정을 요청했다.
일순간 회의장 분위기는 싸늘해졌고, 일부 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생각이 있는 건가”라는 수군거림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유승희 최고위원과 신계륜 의원이 이 최고위원의 발언을 거들었다.
특히 신 의원은 “국회의원은 말로 하는 일인데, 그 말 한마디로 이렇게까지 징계하는 것은 심하다. 발언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약하면 안 된다”며 주승용 최고위원의 복귀를 위해서도 해당 안건이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박범계 의원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공개발언을 신청하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생각해야 하는데, 이게 말이나 되나. 구의원도 이런 식으로는 안한다”며 “사전에 상정하기로 한 안건도 아닌데, 이렇게 기습적으로 갑자기 밀어넣어서 표결하라고 하는 게 맞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이어 “아무리 당헌당규에 명시된 것이더라도, 당무위에서 윤리심판원 결정을 이렇게 일방적으로 뒤집어 버리는 것은 말이 안된다. 오늘 당무위에서 이 안건을 논의하는 것은 법적 절차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한 뒤, 회의장을 뛰쳐나왔다. 아울러 민홍철 의원 등 일부 인사들도 갑작스런 안건 상정에 반대하며 퇴장했다.
퇴장 행렬에도 불구하고 일부 위원들의 거센 요청에 따라 문 대표는 재심 요구권을 첫 번째 안건으로 상정했고, 재적의원 66명의 과반인 37명의 참석자 중 19명이 거수로 찬성의 뜻을 표하면서 결국 재재심이 결정됐다. 문 대표는 손을 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오늘 아침 비공개 최고위에서 이용득 최고위원이 ‘오늘 정청래 의원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다들 별 이야기가 아닌줄 알고 흘려 들었다. 그런데 당무위에서 질러버린 것”이라며 “사유가 있으면 당무위가 윤리심판원에 재심을 제기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명확한 사유가 없다. 안병욱 원장이 거부해버리면 끝이지만, 과연 거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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