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장자의 난' 수세 몰린 신동주 일본행...비장의 카드 꺼내나
신동빈 L투자회사 대표이사 취임 사실 알려진지 불과 하루만에...
7일 출국 전 언론 인터뷰서 "신 회장 대해 법적 대응하겠다"
롯데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7일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대한 법적 분쟁을 예고하고 일본으로 출국했다.
별다른 입장 발표없이 조용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곁을 지키던 신 전 부회장이 반격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주목된다.
9일 롯데 및 재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지난 7일 저녁 8시경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향했다.
신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 지분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사실이 알려진 이후 하루만의 일본행이다.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출국에 앞서 일부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신 총괄회장)가 동생(신 회장)이 멋대로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취임한 사실을 알고 화를 내셨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으로 돌아가 신동빈 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신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이사 취임 사실이 밝혀진 지 불과 하루만의 신 전 부회장 입장 발표다.
신 전 부회장이 그동안 롯데그룹 한·일 경영진과 노조의 신 회장 지지 표명에 따라 수세에 몰렸을 때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숨죽이고 있었던 것과 대조된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이 L투자회사라는 핵심을 장악했다는 사실이 신 전 부회장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자신이 롯데그룹의 정식 후계자라며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L투자회사의 직전 대표이사였던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을 가만히 두고 보고 있을리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 총괄회장의 동의서가 없는 상황 혹은 동의서가 작성은 됐지만 무효화된 상황에서 신 회장이 대표이사 취임 등기를 강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 머문 지 10일만에 일본으로 출국한 신 전 부회장이 선전포고를 한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다.
9개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던 신 총괄회장의 동의가 없는 상황에서 신 회장이 독단적으로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취임했다며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는 광윤사이고 그 다음이 우리 사주로 이들의 지분을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면서 "이들의 동의만 있으면 이사진을 모두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일본에서 열릴 주주총회에서 신 전 부회장이 이들을 우호 지분으로 확보한다면 신 회장의 해임이 가능해진다.
바로 이 부분이 신 회장이 한국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현장 경영 행보를 펼치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도 신 전 부회장이 일본행을 택해야만 했던 이유다.
롯데 경영권 분쟁은 신 전 부회장의 '쿠데타'로 시작됐지만 신 총괄회장 건강 이상설 부인도 힘을 잃은 가운데 신 전 부회장이 한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을 한국에 남기고 일본 도쿄로 향한 신 전 부회장이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신 회장에 대적할지 관심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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